‘호국형제’ 73년 만에 함께 잠들다

6·25 전사자 故김봉학 일병 안장식
尹 “12만명 유해 찾기 끝까지 노력”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나란히 안장된 ‘호국형제’ 김봉학·김성학 일병의 묘를 살펴보고 있다. 오른쪽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 대통령실 제공

6·25전쟁에서 전사한 형제가 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73년 만에 재회했다.

국방부는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유가족과 윤석열 대통령 부부, 정부 주요인사, 군 지휘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 김봉학 일병의 안장식을 진행했다. 지난 2월 신원이 확인된 김봉학 일병의 유해는 동생이자 전우인 김성학 일병 곁에 안장됐다. 국방부는 두 사람을 ‘호국형제’로 명명했다.

1923년생인 김봉학 일병은 1950년 8월 입대해 국군 제5사단에 배치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여러 전투에 참가했던 김 일병은 1951년 9월 5사단 35·36연대와 미 2사단 9연대가 강원도 양구군 수리봉 일대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북한군과 격전을 벌인 ‘피의 능선 전투’에서 전사했다. 고인의 유해는 2011년 수리봉에서 처음 발견된 뒤 추가 발굴과 DNA 분석 등을 거쳐 올해 2월 신원이 최종 확인됐다.

동생 김성학 일병은 형의 뒤를 따라 1950년 11월 입대해 국군 8사단 21연대 소속으로 평안남도 순천 인근까지 진격했지만 중공군 2차 공세로 철수했다. 이후 1950년 12월 24일 38도선 일대를 방어하는 강원-춘천 부근 전투에서 전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형과 달리 동생의 유해는 전사한 직후 수습돼 1960년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됐다.

이날 안장식으로 형제는 참전한 지 73년 만에 한곳에서 만나게 됐다. 하관한 뒤 유가족이 두 형제의 고향인 대구 비산동의 흙 한 줌을 관 위에 뿌렸다. 유가족은 “큰형님이 어두운 곳에 계속 계셨는데, 이제 밝은 곳으로 나왔으니 두 형제가 손 꼭 잡고 깊은 잠을 드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호국형제의 묘가 국민에게 고귀한 희생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장소가 될 수 있도록 묘비 앞에 고인의 조카가 보낸 추모글, 전투 경로가 새겨진 추모석을 설치했다. 호국형제 안장은 2011년 6월 이만우-이천우, 2015년 6월 강영만-강영안 형제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윤 대통령은 안장식을 지켜본 뒤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해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국군 16만명이 전사했지만 12만명의 유해를 찾지 못했다”며 “호국영웅들께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준상 문동성 기자 junwith@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