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쏘았나… 우크라 대형 댐 파괴, 인근 원전까지 위협

러-우크라 서로 “테러공격” 비난
시가지 일부 침수… 주민들 대피령
자포리자 원전 냉각수 공급 비상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에 위치한 카호우카댐이 파괴돼 드니프로강 물살이 거세게 하류 쪽으로 흐르고 있다. 이 댐은 우크라이나 최대 규모의 댐으로, 우크라이나는 강 유역 10개 마을과 헤르손시 일부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서로를 폭파의 배후로 지목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군 점령지인 우크라이나 헤르손주 북동부 도시 노바카호우카에 있는 카호우카댐이 5일(현지시간) 파괴됐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갈라진 댐 수문에서 급류가 쏟아져 나오면서 인근 주민과 하류인 헤르손 지역 주민에게 대피 경고가 내려졌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댐 파괴 배후로 서로를 지목하며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댐 파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대규모 군사작전이 시작됐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일어났다.

6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파괴된 댐 사이 물길로 엄청난 양의 물이 하류로 방류되고 있다. 인근 노바카호우카 시가지 일부는 물에 잠긴 모습이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텔레그램을 통해 드니프로강 인근 10개 마을과 하류 헤르손시 일부 지역 주민에게 대피 경고를 내렸다.

카호우카댐은 높이 30m, 길이 3.2㎞로 우크라이나 최대 수력발전소다. 옛소련 시절인 1956년 카호우카 수력발전시설 일부로 러시아, 벨라루스, 우크라이나를 거쳐 흑해로 흘러가는 드니프로강에 지어졌다. 헤르손주는 물론 크림반도 전체와 인근 도네츠크주까지 전력을 공급한다. 남부 지역에 물을 대는 핵심 기반시설로 크림반도의 관문으로도 불린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댐이 붕괴하면 1800만㎥의 강물이 흘러넘쳐 수십만명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안보국방위원회 긴급회의를 소집한 뒤 텔레그램에 글을 올려 러시아군을 ‘테러범’으로 규정하며 맹비난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측의 테러 공격이라며 즉각 반박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의 고의적 파괴 행위라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주장했다.

댐 파괴로 범람이 발생해 민간인 피해까지 나온다면 파괴를 주도한 세력은 국제법을 위반한 ‘전범’이 될 수 있지만 양측 주장이 엇갈리며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댐이 파괴된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NYT는 파괴된 지점과 인근 시설의 피해가 전쟁 내내 누적돼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국영 에너지 기업인 우크르에네르고 측은 “러시아가 통제하고 있던 엔진실 내부에서 발생했던 폭발 사고가 이번 댐 파괴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댐 상류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으나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즉각적인 위험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댐 상류의 수위가 내려가면서 원자로를 식힐 냉각수 공급이 끊길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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