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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산불로 숨막힌 美 북동부… 뉴욕 대기질 최악

회색빛 하늘에 대기질 경보 발령
산불 먼지, 바람 타고 美로 번져
“파괴적 산불 위험 급증할 것”

지난 4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그랜드 프레리 삼림지역에서 산불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6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바라본 뉴저지주 저지시티의 빌딩들이 캐나다 산불로 인한 먼지에 일부 가려진 모습. 미 국립기상청은 이날 북동부와 오대호 지역에 대기질 경보를 발령했다. 로이터연합뉴스·AP뉴시스

“심장이나 호흡기 질환이 있는 뉴요커는 야외활동에 주의하라. 외출은 꼭 필요한 경우로 제한해 달라.”

6일 오후(현지시간) 뿌연 먼지가 뉴욕을 뒤덮자 대기질 경보가 발령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오후 뉴욕시는 회색빛 하늘로 휩싸였다. 맨해튼의 스카이라인은 안개에 가려졌고, 남부 맨해튼 배터리파크에서는 자유의 여신상 윤곽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전 세계 주요 도시의 대기질과 오염을 추적하는 업체 IQ에어에 따르면 뉴욕시 대기질지수(AQI)는 197로 최악을 기록했다. 일반 대중의 건강에도 나쁜 수준이다. 카타르 도하(172), 인도 델리(171), 방글라데시 다카(157), 인도네시아 자카르타(156)보다 높았다. 뉴욕주 환경부는 뉴욕시 대부분 지역이 7일까지 대기질 악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원인은 최악의 캐나다 산불이다. 캐나다 산불센터에 따르면 이날 전국에서 진행된 산불은 400건이 넘는다. 200건 이상의 화재는 통제 불능 상태로 번지고 있다. 특히 가장 피해가 큰 동부 퀘벡 지역에서만 150건 이상의 화재가 발생했다. 캐나다 전역에서 산불로 약 2만6000명이 대피했다고 한다. 빌 블레어 비상계획부 장관은 “캐나다에서 목격된 것 중 가장 심각하다”고 말했다.

화재로 인한 먼지는 바람을 타고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타와, 토론토 등 지역을 거쳐 미국으로까지 번졌다. 미국 국립기상청은 이날 북동부 지역과 오대호 상부 지역에 대기질 경보를 발령했다. 뉴욕주와 코네티컷, 매사추세츠, 버몬트 일부 지역에 유사한 경보가 발령됐다.

연기 기둥이 남쪽으로 향하면서 워싱턴DC도 영향을 받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일부 지역은 어린이나 노약자, 심혈관 질환이 있는 민감 그룹에 위험한 ‘코드 오렌지’ 수준의 공기질을 보였고, 일반 대중에 해로운 수준인 ‘코드 레드’에 근접한 곳도 있었다”고 전했다. 워싱턴DC 내에 있는 레이건 국립공항은 이날 오후 가시거리가 5마일(8㎞)까지 떨어졌다. 대기질 정보업체 ‘클린에어파트너스’는 워싱턴DC 공기질이 8일쯤 코드 레드 수준까지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WP는 “제트기류에서 나오는 높은 고도의 바람이 앞으로 몇 주 동안 캐나다에서 미국 중부 및 동부 쪽으로 계속해서 연기를 옮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가 낮은 수준으로 진행될 때도 2050년까지 극단적이고 치명적인 화재 발생 가능성이 최대 30%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탄소 배출량이 억제되지 않으면 산불 위험은 2100년까지 최대 57% 높아진다.

NYT는 “유엔이 경고한 ‘글로벌 산불 위기’가 더욱 심화하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파괴적인 산불의 위험이 급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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