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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포씩 주문도” 오염수 파문에 천일염 사재기 ‘조짐’

3월 1만2000원→ 2만원 초반대
후쿠시마산 우럭서 세슘 180배

천일염의 이달 첫주 가격이 4월 첫주보다 26.8% 상승했다. 잦은 비로 생산량이 감소하고 출하가 늦어지면서 가격이 올랐다. 사진은 7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매대에 천일염이 진열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속도를 내면서 자영업자 등을 중심으로 천일염 구매가 급증하고 있다. 소금 사용량이 많은 식당 등에서 안전한 식재료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불안이 확산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후쿠시마 오염류 방류 관련 소식이 알려진 지난 주말부터 온·오프라인에서 천일염을 찾는 소비자들이 갑자기 늘었다. 오염수 방류 관련 일본 현지 보도가 있었던 6일 11번가에서 천일염 거래액은 직전일(5일) 대비 2배(136%) 이상, 5월 한달 일평균 거래액 대비해서는 5배(414%) 이상 상승했다. 국내 최대 천일염 산지인 신안 천일염(20㎏)을 취급하는 한 온라인 판매업자는 홈페이지에 ‘후쿠시마 오염류 방류로 인한 주문량 증가로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고 공지했다. 또 다른 판매업자도 “재고가 많지 않다”며 ‘신중한 주문’을 당부하고 있다.

일부 가정에서도 천일염을 사재기하고 있다. 부산에 사는 임모(81)씨는 올해 자녀들과 김장하기 위해 천일염 20㎏을 3포대 주문했다. 임씨는 “(후쿠시마와 가까운) 부산은 한일정상회담 이후부터 천일염을 몇년치 미리 사둬야 한다고 말이 돌았다”며 “나도 오염수를 방류한다는 소식에 불안해서 소금을 미리 많이 샀다”고 했다. 경기도 김포에 사는 주부 한모(63)씨도 “국과 나물 무침에는 히말라야산 소금 등을 쓴다고 해도 김장 때는 사용하기는 어려워서 천일염을 미리 샀다”고 했다.

주문이 몰리면서 가격 상승 조짐도 감지되고 있다. 한 온라인 판매업자는 “자영업을 하는 분들이 많이 구매하는데 수령 예상 기간이 3주에서 한 달까지 늘었다”며 “염전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은 공장처럼 찍어낼 수 없는데 주문이 몰려서 걱정”이라고 했다. 한 천일염 생산자는 “한 번에 20㎏짜리를 10포대 주문하기도 한다. 올해 날씨 탓에 천일염 생산량은 적은데 주문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신안군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안 천일염의 가격은 20㎏ 한 포대에 2만원 초반대로 거래되는 등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 3월 1만2000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석 달새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 4월 비가 많이 오면서 천일염 생산량이 전년 대비 3분의 1수준으로 줄어든 영향이 크다고 한다.

하지만 사재기가 퍼지면 막연한 ‘불안’이 가격을 올리는 상황이 나타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염수 방류에 대한 불신이 해소되지 않으면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게 될 게 뻔하고 결국 (천일염) 가격은 치솟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정한 기자 j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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