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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같은 뉴욕

캐나다 산불 연기 美 도시 공습
햇빛 가려 체감온도 10도 ‘뚝’
최악 대기질… 학교 잇단 휴교령

미국 뉴욕 ‘자유의 여신상’이 7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발생해 남하한 주황색 산불 연기에 가려 있다. AP연합뉴스

뉴욕 맨해튼 어퍼이스트사이드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린다 데이는 7일(현지시간) 6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야외 식사 공간을 폐쇄했다. 희뿌연 스모크에 도저히 영업을 할 수 없었다. 뉴욕 사립학교인 브루클린프렌즈스쿨의 크리스 카레세스 교장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이날 휴교를 통보했다. 그는 “건강 위험에 노출된 학생들은 집에 있어야 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말했다.

미 북동부 상공을 뒤덮은 잿빛 하늘이 미국인들의 일상을 짓밟고 있다. 캐나다에서 발생한 산불 연기의 공습은 뉴욕, 뉴저지, 필라델피아 등 미 주요 도시에서 계속되는 중이다.

가장 타격이 심한 뉴욕의 도심 풍경은 재난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이날 하늘은 뿌연 연기로 뒤덮여 짙은 주황색을 연출했다. 뉴욕주 시러큐스에서 야구 훈련 시설을 운영하는 데니스 스캐넬은 “밖이 화성처럼 보인다”고 워싱턴포스트(WP)에 말했다.

도심은 대낮인데도 자동차 전조등을 켜야 할 정도로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재와 먼지를 머금은 안개로 둘러싸인 거리에서는 집마다 닫힌 창문과 불이 켜져 있는 사무실이 보인다. 이날 뉴욕 낮 최고기온은 25도였으나 연기가 햇빛을 가리면서 체감온도는 15~17도에 머물렀다.

뉴욕 루스벨트섬에서 맨해튼까지 오가는 케이블카 ‘루스벨트 아일랜드 트램’ 아래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뉴저지에서 4개월째 거주 중인 박선형(26)씨는 국민일보와의 메신저 인터뷰에서 “시뻘건 하늘과 눅눅한 공기 탓에 달에 온 기분이다. 아침인지 저녁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라고 말했다.

대기질은 관측 사상 최악을 기록했다. 이날 뉴욕주 시러큐스와 빙엄의 대기질지수(AQI)는 한때 400을 돌파했다. 뉴욕시 최고 AQI도 342로, 위험 수준으로 인식되는 300을 훨씬 웃돌았다. 미 환경보호청(EPA)은 1억명 이상 주민에게 대기질 경보를 발령했다. EPA는 AQI가 151 이상이면 ‘건강에 안 좋은 수준’으로 판단한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야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고하고 시내 야외 행사를 취소하라고 명령했다. 이에 따라 항공기 운항이 지연되고 학교가 휴교하는 등 실외활동이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랐다.

전문가들은 대기질이 깨끗해질 기미가 없다며 향후 며칠간은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캐나다 서부에서 형성된 이동성고기압으로 대류 활동이 활발해지며 대기 상층에 찬 산불 연기가 북서풍 바람을 타고 미국으로 계속 유입되는 중이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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