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사진)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기밀문서 유출 등 7개 범죄 혐의로 연방법원에 기소됐다. 미 전·현직 대통령이 주법원이 아닌 연방법원에 기소된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미 법무부가 8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연방법원에 기소했다고 AP통신, 뉴욕타임스(NYT)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플로리다주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러라고 자택이 있다. 법무부는 구체적으로 어떤 범죄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오는 13일 법원에 출두하라는 소환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부패한 바이든 행정부가 내 변호인들에게 내가 기소됐다고 알렸다”며 “나는 결백한 사람이다”라고 썼다.

그는 다수의 기밀문건을 사유지에 숨기고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해 미 하원 특별위원회는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의 연방의회 난입사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대통령 기록물 일부가 훼손되고 일부는 마러라고 자택으로 반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성추문 입막음을 위해 돈을 준 사건으로 미국 전·현직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 기소된 데 이어 추가로 형사 재판을 받게 됐다.

그의 사법 리스크는 더 확대될 여지가 있다. 기밀문건 유출 관련 수사를 하는 잭 스미스 특별검사는 그가 2021년 의사당 난입 사태를 배후에서 선동하며 사실상 조종했다는 의혹도 수사 중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이후 조지아주 선거 결과에 개입하려 했다는 의혹도 수사받고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 중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추가 기소가 이뤄진 만큼 정치적 파장이 주목된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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