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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패권경쟁 배후에 일본의 팽창 전략 있다

[책과 길] 일본이 온다
김현철 지음, 쌤앤파커스, 360쪽, 2만2000원


“일본은 2017년 1월에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을 집요하게 설득해 그해 11월에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양국 공동 외교전략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것이 지금까지 아시아에서만 서로 대립하던 중·일관계가 미·중 패권경쟁으로 옮아가는 시작점이 되었다.”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원장이 쓴 ‘일본이 온다’는 미·중 패권경쟁 배후에 일본의 팽창 전략이 있다고 주장한다. 인도양과 태평양의 해양 세력들이 협력해 중국과 북한, 러시아의 대륙 세력들을 봉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인태전략)이 실은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전략이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일본이 임진왜란, 태평양전쟁에 이어 역사상 세 번째 팽창을 추진하고 있다고 본다. 이유는 일본 경제의 장기 침체에서 오는 위기감, 그리고 중국을 견제하고 아시아의 패권을 되찾겠다는 욕망 때문이다. 김 교수는 일본 경제 전문가로 서울대 일본연구소 소장을 지냈고,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보좌관으로 일했다.

트럼프는 왜 일본의 인태전략을 선뜻 받아들여 미국의 외교·경제전략으로 선택했을까? 백인 노동자들의 불만을 이용해 당선된 트럼프에게 “중국을 봉쇄하자는 아베의 인태전략은 적절한 시기에 찾아온 좋은 제안이었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2018년 트럼프는 중국과 무역전쟁을 시작했고, 바이든 정부는 첨단기술전쟁으로 방향을 전환해 봉쇄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 이 속에서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까? 저자는 먼저 미·소 양진영이 사람과 물건의 교역에서 완전히 분리된 상황에서 대치했던 20세기 구냉전과 달리 현재의 신쟁전은 미·중이 서로 깊숙이 엮여 있는 상태에서 벌이는 대립이라고 지적한다. 세계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수밖에 없고, 최대 피해국은 무역국가인 한국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IMF 분석에 따르면, 미·중 패권경쟁으로 인한 한국의 피해는 10년에 걸쳐 GDP 5∼6% 하락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중국은 3∼4% 하락, 일본은 2% 하락으로 분석됐다. 저자는 “(미·중 사이에서) 어느 한쪽을 선택하는 순간 한국 경제는 추락할 것”이라며 “어느 한쪽도 선택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남중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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