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금 100兆 내달부터 만기… 은행권 금리 경쟁 불붙나

年 4%대 정기예금 상품 속속 등장
조달비용 늘며 대출금리 상승세로
당국, 저축銀 등 금리 상황 예의 주시

게티이미지
1년 전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가열됐던 금융권 수신 경쟁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은행권이 역대급 고금리로 끌어모은 예·적금 상품 만기가 다음 달부터 도래하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맞춰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지방은행을 중심으로 연 4%대 금리의 정기예금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1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금리가 공시된 19개 은행의 36개 정기예금 상품 중 7개 상품의 최고 금리가 연 4%대(만기 1년 기준)로 나타났다. 전북은행의 ‘JB 123 정기예금’(최고 연 4.15%)이 가장 높았다.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연 4.10%), DGB대구은행의 ‘DGB함께예금’(연 4.05%), SH수협은행의 ‘Sh첫만남우대예금’(연 4.02%), BNK부산은행 ‘더(The) 특판 정기예금’(연 4.0%), 케이뱅크의 ‘코드K 정기예금’(연 4.0%) 등의 순이었다.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상품 금리도 최대 연 3.80~3.90% 수준이었다.

은행들은 최근 은행채 금리가 오르며 자금 조달 비용이 커지고, 고금리 예금 만기까지 돌아오기 시작하면서 수신 금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올해 9월 이후 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약 100조원 규모 예금을 놓고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당시 은행권은 채권 시장이 얼어붙으며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예금 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다. 비교적 안전한 은행의 예금 금리가 오르자 고객들은 은행에 돈을 많이 맡겼다. 지난해 7월 1927조5169억원 수준이던 예금은행 원화예금 잔액은 같은 해 11월 1973조1725억원으로 네 달새 50조원 가량 늘었다.


금융당국도 대규모 만기 도래를 앞두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저축은행과 상호금융권 관계자에게 다음 달 중순부터 재유치 상황과 금리 수준을 매일 보고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말 금융시장점검회의에서 “금융회사의 안정적 경영과 건전성 관리가 중요하다”며 “가계대출 확대, 고금리 특판예금 취급 등 외형경쟁을 자제하고 연체율 등 자산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런 예금 금리 상승 추세는 은행의 조달 비용 증가로 연결돼 대출 금리를 끌어올리는 구조다. 이 때문인지 최근 대출금리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실제 지난 15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05~7.044%로 금리 상단이 6%를 넘어선 지 약 2개월 만에 7% 선까지 돌파했다. 인터넷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연 4.06~7.02%로 최고 금리가 7%대를 형성했다.

한편에서는 지난해 같은 고금리 수신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는 기준금리 상승 시기에 레고랜드 사태까지 발생했지만, 현재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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