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머물라” 누가 지시했나… 대홍수 피해 키운 리비아 정부

사망자 1만1300명으로 또 늘어
“국가기능 다 했다면 막을 수 있었다”

대홍수가 발생한 북아프리카 리비아의 항구도시 데르나에서 지난 13일(현지시간) 시민들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리비아 ‘대홍수’로 인한 사망자 수가 1만1300명으로 늘었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동서로 분열된 리비아 내정 혼란과 두 행정부의 서로 엇갈린 대응이 참사 피해를 더욱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16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홍수로 인해 현재까지 동북부 해안도시 데르나에서 최소 1만1300명이 사망했고, 1만100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OCHA는 데르나 외곽에서도 추가로 170명이 사망했으며, 북동부 전역에서 4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데르나에서는 지난 10일 열대성 태풍 ‘다니엘’이 동반한 폭우로 남쪽의 댐 두 곳이 잇따라 붕괴하면서 거센 물살이 도시로 쏟아졌다.

AP통신에 따르면 리비아 국영 감사기관은 2012~2013년 댐 유지·보수 목적으로 200만 유로 이상을 할당했음에도 댐이 적절히 유지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10년 넘게 이어진 정치적 분열로 리비아 전역의 인프라가 저하됐으며 댐 유지·관리가 제대로 수행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리비아의 동서를 각각 통치하는 동부 리비아국민군(LNA) 정부와 서부 리비아통합정부(GNU)가 주민 대피 지시를 제대로 내렸는지 여부와 시점에 대해서도 상충되는 보고가 나온다고 BBC는 전했다.

데르나 주민들은 두 정부로부터 머무를지 떠날지에 대해 갈린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태그히어당 대표 구마 엘가마티는 피해지역 주민들이 “‘가만히 집안에 머물고 나가지 말라’는 지시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LNA 관리들이 지난 10일 밤 TV에 나와 주민들에게 집에 머물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LNA 대변인 오스만 압둘 잘릴은 대피 경고를 했다고 반박했다. 압둘메남 알가이티 데르나 시장도 아랍매체 알하다스와의 인터뷰에서 “재난 발생 3∼4일 전에 대피명령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페테리 탈라스 세계기상기구(WMO) 사무총장은 “국가 단위의 경보를 발령할 수 있는 기상 당국이 제 기능을 했다면 홍수로 인한 인명피해 대부분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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