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 쪼개서 올리지”… 불법 스트리밍 도구된 틱톡

영화 ‘바비’ 2~3분 단위 업로드 포착


1~2분짜리 짧은 동영상인 ‘숏폼’이 불법 복제 영화의 스트리밍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 저작권법 위반이지만, 제목을 바꾸고 추천 알고리즘에만 뜨도록 교묘히 숨겨 단속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틱톡 등의 숏폼 플랫폼에 영화 ‘바비’가 올라와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 유튜브 같은 플랫폼에서 영화 전체가 올라왔지만, 틱톡은 최대 10분짜리 동영상만 올릴 수 있다. 그래서 영상을 2~3분으로 잘라서 올린다. 영상 제목도 ‘바비’가 아닌 ‘파트8’ 같은 엉뚱한 제목으로 단다. 저작권 단속을 피하기 위해서다. 때문에 ‘바비’로 검색해도 영화 동영상은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일단 영화 클립을 찾아서 보면, 추천 알고리즘에 따라 계속 비슷한 영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다. 업로더는 단속을 피하기 위해 해당 계정에 전체 영상을 다 올려두지 않거나, 다른 콘텐츠와 섞어서 올려둔다고 WSJ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행동이 명백한 저작권법 위반이지만, 현실적으로 단속이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1998년 10월에 제정된 미국의 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에 따라 콘텐츠 제작자는 플랫폼을 모니터링하고 위반 사례를 발견하면 문제제기를 할 수 있다. 다만 틱톡 등 플랫폼에 영상을 노출하면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무작정 막기만 할 수도 없다. 미국 조지타운대 아누팜 챈더 교수는 “틱톡이 영화나 TV프로그램의 인기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일부 제작사는 온라인에 올라온 영상에 대해 불평하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영상 시청습관이 바뀌고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이들은 스마트폰으로 숏폼 동영상 뿐만 아니라 영화까지 모든 콘텐츠를 소비한다. TV·극장의 위기가 가시화하면서 제작사들은 숏폼을 콘텐츠 유통망으로 삼는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NBC유니버셜이 소유한 ‘피콕’은 ‘킬링 잇’ ‘러브 아일랜드 USA’ 전체 에피소드를 틱톡에서 서비스 중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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