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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역대 최대 59조 세수 펑크… 총선용 지출 누수 막아야


올해 국세 수입이 당초 전망치 400조5000억원에서 341조4000억원으로 59조1000억원(14.8%)이나 줄어들 것으로 기획재정부가 18일 예상했다. 1∼7월 국세 수입이 지난해 동기보다 43조4000억원 줄었는데 연말까지 반전이 어렵다는 얘기다. 반도체 등 수출 부진으로 인해 주요 기업의 실적이 악화되고, 자산시장 위축 등으로 법인세와 양도소득세가 대폭 감소한 게 컸다고 한다.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의 복합위기로 불가피해 보이긴 했으나 막상 역대 최대의 세수 부족을 마주하게 돼 착잡하다.

세수 오차율은 2021년 17.8%, 2022년 13.3%에 이어 3년 연속 두 자릿수를 나타냈는데 1988~1990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지난 두 해는 예상보다 더 걷힌 초과 세수인 반면, 올해는 기록적인 세수 펑크여서 체감 충격은 더하다. 세금이 덜 걷히면 예산 편성에 차질이 빚어져 정책 집행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때 정부 앞에 놓일 선택지는 두 가지다. 하나는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당장 적자를 보더라도 적극 행정을 펴면서 경기 급랭을 막는 것, 또 하나는 지출을 줄이면서 필요한 분야에 집중 투자를 하는 안이다. 윤석열정부는 건전 재정을 기치로 후자를 택했고 기금 재원과 세계잉여금(쓰고 남은 세금) 등을 활용해 재정 공백을 막겠다고 밝혔다.

국가부채가 지난 정부에서 400조원이 급증하는 등 1100조원에 달하기에 정부 선택을 무조건 잘못됐다고 할 순 없겠다. 그렇다면 최대한 지출의 누수를 막아 재정 확보 여력을 키우고 미래 경쟁력을 꾀해야 함이 옳다. 이 부분에서 과연 정부가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올해 일몰을 맞는 비과세·감면 71개 중 일몰 종료는 고작 6개뿐이다. 연장하기로 한 65개 세목의 평균 유지 기간은 23년이다. 도입 당시의 목적을 충족한 게 대부분임에도 표심 때문에 일몰을 외면한다. 지난해 세수 감소가 5조4000억원에 달하는 유류세 인하 조치의 기약없는 연장, 무더기 총선용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편성도 정부의 원칙과 어긋난다는 지적이 많다. 법 취지와 원칙에 맞는 재정 집행을 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다. 포퓰리즘에 고개 숙이면서 재정 건전성을 외치는 건 공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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