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시대 이후 최대규모… 글로벌 스파이전 나선 美·中

中, 미국 코앞 쿠바에 도청기지
바이든 행정부도 스파이망 가동
지도자 의중·군사능력 파악 혈안

지난 2월 4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서프사이드 비치의 해안에서 중국 정찰풍선이 격추된 후 바다로 떨어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중 간 대결이 갈수록 고조되는 가운데 냉전시대 이후 최대 규모의 글로벌 첩보전이 양국 사이에 벌어지고 있다. 서로 상대국 최고지도부의 의중과 군사적 능력을 파악하기 위한 갖은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미국의 스파이 활동은 중국이 미국의 힘에 가장 큰 도전이 될 것이라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생각에 따라 중국의 군사·기술적 부상을 억제하려는 전략의 중요한 한 부분”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시진핑 국가주석 주도하에 중국 정보기관들은 외국에까지 각종 기관을 설치하고 더 멀리, 더 적극적으로 미국 관련 정보를 얻어내려 하고 있다”며 “이들은 더 대담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스파이 활동의 가장 대표적인 수단은 위성정찰과 사이버 침투다. 올해 2월 미국 본토에서 발견된 중국 정찰풍선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정찰풍선들에 대해 미 국방부는 괌과 하와이의 미군기지 근처에서 발견됐다고 의회에 보고한 바 있다. 최근엔 미국 코앞인 쿠바에 중국이 대규모 대미 도청시설을 운영한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이미 미국 정부는 동맹국에 중국 통신회사 기술을 사용할 경우 중국의 전자 감시능력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미국 관리들은 중국의 정보수집 활동이 미국과 서방의 국가안보·외교·첨단기술 등 모든 중요 자원을 노리고 있다고 여기고 있다. 연방수사국(FBI) 방첩 태스크포스(TF)는 지난 1년 동안 미국 영토 내 군사기지에 중국인이 침투한 사례 12건을 찾아냈다. FBI는 현재 수천건의 중국간첩 수사를 진행 중이다.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개인 접촉을 통한 중국 정보기관의 스파이 활동이다. 중국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부(MSS)가 미국 정부뿐 아니라 첨단기술기업, 방위산업체 전반에 걸쳐 스파이 요원을 배치하려 한다는 것이다. 지난 7월 공개된 미 법무부 기소장에 따르면 중국 정부와 연계된 중국인 사업가들이 2016년 대선 직후 제임스 울시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영입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역시 중국 내외에 스파이망을 가동하고 있다. CIA는 2021년 윌리엄 번스 국장 취임 이후 중국전문가의 고용을 늘리고 중국에 새로운 센터를 개설했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 정보기관이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는 시 주석의 권위주의적 통치에 반감을 품은 중국 정·재계 인사들을 영입하는 것이다.

이 같은 첩보전을 통해 확보하려는 가장 주요한 정보는 상대국 지도자의 의중이다. CIA는 시 주석의 대만에 대한 의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상대국의 군사역량에 대한 정보도 수집 대상이다.

미국은 중국 군사기지에 대한 공중 감시를 강화했고, 중국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와 비밀 훈련 제공 여부를 파악하는 한편 미국과 아시아 동맹국 간 군사협력 강화 내용을 알아내려 한다고 NYT는 전했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NYT와의 접촉에서 “중국이 미국보다 스파이 활동을 더 크게 조직화할 수 있다”며 “중국과의 첩보전은 냉전 당시 미국과 소련 간 첩보전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게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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