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택 PC도 증거력 인정… 입시비리 뒤집기 어려워진 조국

대법 최강욱 집유 확정 안팎

대법관 9대 3 의견으로 원심 확정
동양대 PC 증거력 인정 이은 판결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에게 허위로 인턴증명서를 발급했다는 혐의로 18일 대법원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확정받은 뒤 취재진 앞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같은 날 조 전 장관이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자녀 입시 비리·감찰 무마 의혹’ 2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권현구 기자, 연합뉴스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업무방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조국 전 장관 부부의 입시비리 사건과도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대법원은 앞서 조 전 장관 부인 정경심씨 사건에서 동양대 휴게실 PC의 증거능력을 인정하고 유죄를 확정했는데, 18일 최 의원 사건에서는 조 전 장관 자택 PC 증거능력도 인정했다. 조 전 장관 역시 두 PC에서 나온 증거를 바탕으로 입시비리 부분에 대해 1심 유죄가 선고된 상황이라 2심에서 해당 혐의 유죄 결론이 뒤집힐 가능성도 작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의원은 자신이 일하던 법무법인 청맥의 허위 인턴확인서를 조 전 장관 아들에게 발급해 대학원 입시에 활용하도록 도운 혐의로 2020년 1월 기소됐다. 핵심 증거인 인턴확인서는 조 전 장관 자택 PC에서 나왔다. 이 PC는 정씨가 자녀 입시비리 검찰 수사가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자 자산관리인 김경록씨한테 맡겨 은닉한 PC였다. 김씨는 증거은닉 혐의 공범으로 수사받던 중 PC 하드디스크를 검찰에 임의제출했다.

대법원 판례는 범죄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와 그 외의 전자정보가 혼재된 저장매체를 수사기관이 압수했을 경우 피압수자 혹은 변호인 참관하에서만 범죄 관련 사실을 탐색·추출할 수 있도록 한다. 최 의원 측은 문제의 PC 실소유자는 조 전 장관 부부인데 검찰이 ‘실질적 피압수자’인 부부는 배제하고 김씨 참여권만 보장한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위법 수집 증거는 증거능력을 인정받을 수 없다는 ‘독수독과(毒樹毒果)’ 원칙을 꺼내든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2심과 마찬가지로 조 전 장관 자택 PC 증거는 위법 수집 증거가 아니라고 결론 냈다. 최 의원과 과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서 활동했던 김선수 대법관이 사건을 회피한 상황에서 대법관 9대 3 의견으로 원심 판결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정씨가 하드디스크를 김씨에게 건넨 의도에 주목했다. “정씨가 하드디스크 존재 자체를 은폐할 목적으로 김씨에게 건넸고, 이는 지배·관리처분권을 포기하거나 양도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안철상·노태악·천대엽 대법관은 보충의견을 통해 “(정씨가) 국가 사법기능을 의도적으로 침해하면서까지 증거 이탈 상태를 스스로 조성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정씨에 대한 징역 4년 확정판결 때 동양대 PC를 적법 증거로 인정했던 판례가 이번 사건에도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주심 오경미 대법관과 민유숙·이흥구 대법관은 “저장매체의 실소유자가 별도로 존재하고 압수수색으로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는 경우 실소유자에게도 참여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을 냈다.

2심이 진행 중인 조 전 장관 입시비리 사건도 동양대 PC와 자택 PC에서 나온 증거들을 기반으로 혐의가 구성돼 있다. 조 전 장관 측은 1심에서 두 PC의 증거 능력을 부인하는 전략을 썼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1심은 지난 2월 조 전 장관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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