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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모평 출제교사 24명 유명 학원에 문제 팔았다

교사·사교육 ‘검은 카르텔’ 드러나
문제 팔아 최고 5억 받은 사례도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19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4차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범정부 대응협의회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학수학능력시험과 수능 모의평가 출제진으로 참여했던 현직 고교 교사 24명이 유명 학원 등에 문제를 팔아 주머니를 채워 온 것으로 드러났다. 대형학원 및 속칭 ‘1타 강사’로부터 5억원가량을 대가로 챙긴 교사도 있었다. 수능을 출제하는 교사와 사교육업체 간 ‘검은 카르텔’이 정부 조사로 밝혀진 것은 처음이다. 적발된 교사 24명은 교육 당국이 교사들의 자진신고 내용을 조사해 찾아낸 인원이다. 정부가 강도 높은 감사와 수사를 예고했기 때문에 ‘문제 장사’ 연루 교사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런 내용의 ‘제4차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범정부 대응협의회’ 결과를 발표했다. 협의회에는 공정거래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경찰청, 병무청, 시·도교육청 등이 참여하고 있다. 앞서 교육부가 지난달 1~14일 사교육업체와 연계된 영리 행위를 한 현직 교사의 자진신고를 접수한 결과 322명이 신고했다. 교육부는 이를 2017학년도 이후 수능·모의평가 출제 참여 교사 명단과 비교·분석해 24명을 적발했다.

교육부는 이 가운데 사교육업체에 모의고사 문제를 판매한 뒤 그 사실을 숨기고 수능·모의평가 출제에 참여한 4명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기로 했다. 수능·모의평가 출제위원은 최근 3년간 판매된 상업용 수험서 집필 등에 관여한 적이 없다는 서약서를 써야 한다. 하지만 이들은 사교육업체와 문제를 거래한 사실을 숨긴 채 출제에 참여했다. 이 중 3명은 수능과 모의평가 모두, 1명은 모의평가 출제에만 참여했다.

수능과 모의평가 출제에 참여한 이후 사교육업체에 문제를 판매한 22명(2명 중복)에 대해선 청탁금지법상 금품수수 금지 등 혐의로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수능 출제자는 출제 기간에 인지한 모든 사항을 비밀로 할 의무가 있다. 교사들로부터 문제를 사들인 사교육업체 21곳도 같은 혐의로 수사 의뢰할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5억원 가까이 받은 교사 사례가 있었고, 억대 금액을 수수한 교사도 다수였다. 금품수수 교사가 수능·모의고사 출제에 5, 6차례나 관여한 경우도 있었다”며 “실제 수능 문항 유출 여부는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오는 11월 16일 치러지는 2024학년도 수능에선 이런 교사들을 사전에 걸러낸다는 방침이다. 또 수능 출제 관련 비리로 교단에서 퇴출당한 교사가 사교육업계로 진출하지 못하도록 취업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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