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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석 맨 앞자리에 휠체어 자리 마련하고 강연자 오른쪽엔 수어통역사

[장애예술 국제심포지엄] 이모저모

21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열린 장애예술 국제심포지엄 ‘포용적 사회, 새로운 물결’에 참가한 청중들이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의 기조발표를 듣고 있다. 김지훈 기자

국민일보와 국립중앙박물관 공동 주최로 21일 열린 제1회 장애예술 국제심포지엄장은 다양한 배경을 지닌 연사와 청중으로 북적였다. 400석 규모의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진행되는 행사에 350명가량이 참석했다. 축사차 자리한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등 정치권·정부 인사는 물론 미술계 관계자와 장애 당사자들도 눈에 띄었다.

내부 구조에서도 통상의 강연장과 다른 디테일이 있었다. 흔히 내외빈이 독식하기 마련인 객석 1열에 휠체어 사용자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강연자 오른쪽엔 현장 수어통역사가 자리했고, 단상 아래쪽엔 발표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휠체어용 리프트가 가설됐다.

발표자들은 다소 묵직하고 추상적일 수 있는 장애예술이란 주제를 저마다의 경험을 중심으로 부드럽게 풀어냈다. 뇌과학 측면에서 미(美)를 규정하는 요소부터 장애예술가의 자전적 경험담, 일본·베트남 등 해외에서 장애예술 관련 운동을 전개하는 활동가들의 사례 공유까지 다양한 관점과 화두가 한데 어우러졌다.

심포지엄 도중엔 뇌병변 장애 미술가 문승현과 안무가 김명신 등으로 구성된 작가 그룹 옐로우닷컴퍼니의 영상 작품이 상영돼 객석의 박수를 끌어냈다. 건축 측면에서 미술관이 장애인에게 얼마나 배타적인 장소인지 안무와 촬영, 음악을 이용해 풀어냈다. 김씨는 “미술관이라는 공간이 몸에 가하는 제약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발표 주제만큼 해결해야 할 과제도 여럿 제기됐다. 이번 심포지엄을 총괄기획한 손영옥 문화전문기자가 좌장을 맡은 라운드테이블에선 발표자들과 더불어 임근혜 아르코미술관 관장과 박은선 리슨투더시티 디렉터, 김명현 춤 비평가가 열띤 토론을 펼쳤다. 박 디렉터는 “예술 주체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작품이 회자되거나 소비되는 것 자체를 불편해하는 시각이 많다”며 “제대로 된 예술 비평이 절실한데, 현시점의 한국엔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주제발표를 통해 장애예술 담론이 평등주의와 탁월성의 두 축 위에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한 김원영 공연창작자 또한 복잡한 심경을 털어놨다. 장애를 대하는 한국 사회의 변화 속도가 현기증 날 정도로 빠른 반면 그 주춧돌격인 사회적 담론은 아직 부실하다는 것이다. “10년 전 장애인의 접근권 관련 책자를 전국 수백 개 전시 기관에 보냈다. 그땐 단 한 곳도 답이 없었다. (긍정적) 변화만큼 퇴보도 빠를까 불안하다.”

이날 심포지엄엔 다양한 청중이 자리했다. 발달장애를 지닌 이은수 미술 작가와 그 어머니 정양숙(53)씨도 참석했다. 2016년 사단법인 꿈틔움이 주관하는 전시회에서 수상하며 이름을 알린 이 작가는 지난해 말 국민일보가 이건용 작가와 함께 주최한 아르브뤼미술상 공모전에서 장려상을 받은 바 있다. 정씨는 “발달장애 특성상 자기관리가 어렵고, 예술 활동에 필수적인 전시 응모부터 각종 서류 관리까지 보호자의 몫”이라며 “성공적인 해외 사례가 소개된다고 해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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