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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팬덤정치 민낯 보여준 민주당의 내분

피의 복수, 배신 비난에 살인암시 글까지 등장… 당 위한 최선 고민할 때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 등이 지난 2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이후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마녀사냥’이 벌어지고 있다. ‘피의 복수’ ‘배신’과 같은 섬뜩한 비난을 넘어 “민주당을 불지르자”는 선동과 살인암시 글까지 등장했다.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당내 혼란이 예상됐지만, 일부 강경파의 행태는 정도를 넘어섰다.

이 대표 지지자 수천 명은 21일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국회 진입을 시도했다. 2021년 미국 대선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미 국회의사당을 무력 점거했던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행태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22일 “국회의원이 당 대표를 팔아먹었다”며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보복을 공식화했다. 온라인에는 비명계 의원 이름을 거론하며 “라이플(소총)을 준비해야겠다”는 살인암시 글까지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강경파의 등쌀에 부결 고백과 인증샷도 등장했다. 표결 당일 국회에서 웃는 모습이 사진에 찍혀 강경파의 표적이 됐던 고민정 최고위원은 “표결 전의 모습”이라고 해명한 뒤 “부결표를 던졌다”고 고백해야 했다. 한 민주당 의원은 부결을 찍은 자신의 투표용지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것은 민주당 의원들의 배신 때문이 아니다. 이 대표는 스스로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했고, “영장을 청구하면 제 발로 나가 심사받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정정당당하게 법원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왜 배신이고 해당 행위인가. 거대 야당의 힘을 자신의 사법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한 방탄용으로 사용한 것이 해당 행위다. 체포동의안이 통과된 것은 방탄정당의 오명을 벗고 당을 정상화하려는 국회의원들의 선택이었다.

병원에 입원 중인 이 대표는 이날 “검사 독재정권의 폭주와 퇴행을 막겠다. 국민을 믿고 굽힘 없이 정진하겠다”는 입장문을 냈다. 불체포특권 포기 입장 번복에 대한 사과도, 체포동의안 가결에 대한 인정도, 강경파에 대한 자제 요청도 없었다. 이 대표가 구속되더라도 옥중 공천을 해야 한다거나 석방요구안을 추진할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이 대표의 ‘투쟁’이 계속될수록 민주당은 방탄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힘들어질 것이다. 민주당은 지금 국민의 신뢰를 받는 정당으로 거듭날지, 아니면 팬덤들의 정당으로 전락할지 갈림길에 서 있다. 어떤 길이 민주당의 미래를 위한 길인지 이 대표가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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