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건강] “확연한 O자형 변형은 퇴행성 무릎 관절염 진행 신호죠”

다가오는 한가위 명절엔 부모님 다리 모양 살펴보자

세란병원 인공관절센터 양익환 정형외과 전문의가 O자형으로 다리가 휜 70대 여성의 무릎 관절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퇴행성 관절 정상 복구는 어려워
인공관절 수술 받아야 통증 경감

수술 후에는 체중 관리 신경써야
무릎 꿇기나 과도한 하중은 금물

나이가 들면 무릎이 점점 아프고 쑤신다. 상태가 심각해지면 걷기도 힘들고 야간통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하기도 한다. 무릎에 찾아오는 퇴행성 관절염 때문인데, 관절염이 심할 경우 다리가 X자나 O자형으로 굽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다가오는 추석 명절엔 부모님의 다리 모양을 유심히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다리 변형이 확연하고 거동이 불편해 보인다면 퇴행성 관절염이 이미 상당히 진행됐다는 신호다. 이땐 부모님이 “견딜만하다”며 손사래를 치더러도 꼭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아 무릎 상태에 맞는 치료를 받도록 적극적으로 권유할 필요가 있다.

2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퇴행성을 포함한 무릎 관절증 환자는 2019년 296만명에서 지난해 307만명으로 증가했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환자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특히 여성 환자가 지난해 처음 200만명을 넘겼다.

무릎 관절은 허벅지뼈(대퇴골)와 무릎 뚜껑뼈(슬개골) 및 허벅지 앞 근육, 정강이뼈(경골)로 구성돼 있다. 뼈와 뼈 사이 쿠션 역할을 하는 연골은 나이 들면서 점차 닳고 통증이 따른다. 초기에는 무릎 부위에 약간 통증이 느껴지거나 움직일 때 불편함을 겪는 정도에서 시작하지만, 질환이 진행되면서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앉았다 일어서는 일상 동작을 하는 것도 힘들어진다.

관절염은 X선 상 관절 간격이 얼마나 좁아졌는지, 관절 주변 뼈 변형은 얼마나 심한지를 기준으로 1~4기로 구분된다. 관절 간격이 눈에 띄게 좁아진 3기와 관절끼리 거의 맞닿고 뼈 변형이 심한 4기는 말기 단계로, 다리가 X자(슬관절 외반 변형)나 O자형(슬관절 내반 변형)으로 굽는다. 특히 무릎 내측 관절의 연골이 소실되면 다리가 O자형으로 변형된다.

정형외과 전문의인 양익환 세란병원 인공관절센터 부장은 “고령의 부모님이 양쪽 발목을 붙이고 섰을 때 무릎 안쪽 공간이 5㎝ 이상 벌어져 있거나 양쪽 무릎 높이가 다르고 한쪽이 유난히 휘어 보인다면 변형이 진행됐다고 의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퇴행성 관절염 환자 가운데 다리 변형으로 찾아온 이들의 80~90%가 O자형인 것으로 보고된다. 걷거나 움직일 때 무릎 안쪽과 뒤쪽이 심하게 아프고 바깥쪽은 거의 통증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O자형으로 다리가 벌어지면 마치 키가 작아지는 듯한 느낌을 주며 걷는 모양도 팔(八)자에 가깝다. X자형으로 굽는 경우는 비교적 드물고 바깥쪽 연골이 닿을 때 발생한다. X나 O자형 이외에 다른 다리 변형이 찾아오기도 한다. 관절염이 심하게 진행돼 무릎이 다 펴지지 않는 ‘굴곡 구축’, 무릎이 바깥쪽으로 접히는 ‘전반슬’ 등이 대표적이다.

퇴행성 변화가 이미 발생한 관절을 정상으로 복구하기는 어렵다. 더구나 X자나 O자형으로 변형된 다리를 교정하려면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 통증 경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인공관절 수술로 교정된 다리는 추가로 변형이 초래되진 않는다.

양 전문의는 “우리나라의 경우 남녀 상관없이 O자 변형이 많다. 안쪽과 바깥쪽 연골이 함께 닳는 경우도 있는데, 이땐 다리 변형이 없어도 통증은 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공관절수술 후에는 체중 관리를 잘해야 하며 무릎 꿇기, 과도한 노동, 격렬한 스포츠를 포함해 무릎에 과도한 하중이 가해지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적당하고 규칙적인 운동은 관절 주변 근력을 강화해 무릎 관절을 보호하고 약해진 관절 기능을 좋게 하는 효과가 있다. 꾸준한 스트레칭은 관절 운동 범위를 유지하는 데 도움 된다.

고려대 구로병원 정형외과 배지훈 교수는 “무릎에 내반 변형이 심해지면 하지 균형이 맞지 않아 골반이 틀어지고 발목이나 허리 통증 등 다른 관절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이를 예방하려면 올바른 생활습관과 자세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좌식 생활이나 다리를 꼬는 습관, 쪼그려 앉아서 일하는 방식 등은 무릎 관절이 밖으로 기울게 해 O자형 다리 변형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사진=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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