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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하며 나이 드는 기쁨”… 34년 이발 봉사, 이봉철 명장

충북대 구내 이발소 이봉철 명장

농촌 어르신 이·미용 봉사 34년
전문가 재능기부… 100여명 함께
LG유플 ‘착한 가게’로 선정·지원

충북대 구내이용원을 운영하는 이봉철 명장이 지난 3월 7일 충북 괴산군 청천면 노인회관에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이·미용 봉사를 하고 있다. 이 명장은 1989년부터 봉사단을 구성해 지역 어르신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선종씨 제공

충북 청주시의 충북대 학생회관 3층에는 구내이용원(이발소)가 있다. 지난 20일 이용원 안에서 흰색 가운을 깔끔하게 차려입은 노년의 이용사가 장년층으로 보이는 손님의 머리를 다듬고 있었다. 주인공은 이봉철(70) 명장. 대학 안에 있는 이발소이지만, 연세 지긋한 손님 여럿이 차례를 기다렸다. 이 명장은 “1986년 교내 이용원을 개원한 이후에 30여년간 운영 중이다. 대학교 안에 있지만, 인근 지역의 단골들이 수십년째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18년에 ‘충북도 명장’에 선정됐다.

이 명장은 오랜 경력뿐만 아니라 ‘베푸는 삶’으로 충북에서 유명하다. 그는 1989년 충북 기능경기대회 참가자들과 동우회를 만들고 어르신을 위한 이·미용 봉사를 시작했다. 매년 봄·가을 두 차례에 걸쳐 진천, 보은, 괴산 등의 마을회관을 찾아가 어르신들 머리를 다듬거나 파마를 해준다. 그는 “이·미용을 하러 나오기 힘든 낙후지역으로 가서 재능을 마음껏 펼쳐보자는 마음으로 봉사를 시작했다. 꾸준히 하다 보니 벌써 34년이 지났다”고 했다.

이 명장은 꾸준히 활동이 이어지도록 봉사단을 만들기도 했다. 초창기엔 이·미용사 20~30명 정도 모였는데, 현재는 설비업 등의 다른 분야 전문가까지 100여명으로 늘었다. 그는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배관 및 전기 시설 보수나 보일러 수리 등을 원하는 어르신들이 많아 능력이 있는 봉사자를 주변에서 찾았다. 재능기부를 해주겠다는 전문가들이 합류하면서 봉사단 규모가 커졌다”고 말했다.

4년 전부터 어르신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준비하는 일도 봉사 목록에 포함했다. 영정사진을 찍어주는 봉사를 해오던 최선종(71)씨가 봉사단에 합류하면서다. 최씨는 이 명장의 이용원 단골이었다고 한다. 영정사진을 찍어줄 봉사자를 찾다가 최씨의 봉사활동 소식을 접했고, 이 명장의 설득에 최씨도 동행하기로 했다. 최씨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활동하면 단순한 봉사활동이 아닌 지역축제처럼 분위기가 좋아진다”고 전했다.

봉사로 채워진 긴 시간 만큼 이 명장도 나이를 먹었다. 그는 봉사하며 ‘나이 드는 기쁨’을 느낀다고 했다. 이 명장은 “나도 저 모습으로 따라가고 있는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그냥 늙어가는 게 아니라 계속 봉사하면서 그들이 간 길을 동행하겠다”고 했다.

LG유플러스는 이 명장의 선행을 지원하기 위해 충북대 구내이용원을 ‘착한가게’로 선정했다. ‘착한가게’는 지역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소상공인을 선정해 도움을 주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상금 200만원, 가전제품, 유튜브 홍보콘텐츠, 3년치 통신비 등을 LG유플러스에서 제공한다.

청주=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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