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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공장 최악은 피했다”… 삼성·하이닉스, 일단 숨통

반도체 생산 확장 5% 확정됐지만
10만달러 투자상한제는 삭제
장비 반입시 美 허가 등 난제는 여전

삼성전자 시안반도체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미국 정부가 반도체법에 따라 보조금을 받은 기업이 중국 내 반도체 생산을 확장할 수 있는 범위를 5%로 확정했다.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거래 시 액수(10만 달러) 제한 해제 등의 일부 진전된 내용도 있어 한국 기업들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사실상 중국 내 사업 확장은 어렵게 됐고, 장비 반입은 매년 미국 승인을 받아야 한다.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반도체 업체들은 중국에서 현재 수준으로 사업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걸 두고 ‘선방’으로 판단한다. 현재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서 낸드플래시 공장, 쑤저우에서 후공정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다롄에서 낸드플래시 공장, 우시에서 D램 공장, 충칭에서 후공정 공장을 운영 중이다.


한국 반도체 산업계에선 최근 화웨이 메이트60 프로 스마트폰에 SK하이닉스 반도체가 들어간 게 확인되면서 미국의 제재가 중국 내 한국 반도체 공장으로 향하지 않을까 우려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21일(현지시간) 반도체법 가드레일(안전장치) 규정을 발표하면서 한국의 요구사항 일부를 반영해 우려를 불식시켰다.

특히 ‘투자금액 10만 달러 상한액 폐지’는 중국공장의 정상적 운영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미국 정부에서 지난 3월에 발표한 가드레일 초안에는 보조금을 받은 기업이 10년간 중국 등의 ‘우려 국가’에서 반도체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거래를 할 경우 금액이 10만 달러 이상이면 보조금 전액을 반환해야 한다는 상한선을 설정했다. 최종 가드레일에선 이 항목이 삭제됐다. 24일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10만 달러면 사실상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말인데, 이 제한이 없어진 것만으로도 정상적 운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인텔, TSMC, 삼성전자 등을 회원사로 둔 정보기술산업위원회(ITIC)에서 반대 의견을 제시한 뒤, 미국 상무부가 이 기준을 없앴다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첨단 반도체의 생산능력 확장 허용범위가 초안대로 5%로 확정된 건 아쉬운 대목이다.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10%로의 확대를 요구해왔다. 다른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5%라는 숫자는 공정 업그레이드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웨이퍼 투입량 증가가 없는 수준이다.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정도로만 운영하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국 상무부는 “기존의 5% 예외는 반도체 시설과 생산라인의 일상적 업그레이드를 가능하게 하는데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기존에는 실질적 확장을 ‘물리적 공간’ ‘장비’를 추가해 생산능력을 5% 이상으로 늘리는 거로 정의했으나, 최종 규정에서는 ‘장비’ 대신 ‘클린룸, 생산라인이나 기타 물리적 공간’으로 대체했다. 이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정기적으로 하는 장비 교체 등은 허용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내 반도체 장비 반입은 여전히 미국의 통제 아래에 둔다는 부분도 불확실성을 높인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중국 반도체 생산기업에 대한 수출 통제조치를 발표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는 1년간 수출 통제를 유예했다. 다음 달로 유예 기간은 끝난다. 한·미 양국은 유예기간 연장을 위해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돈 그레이브스 미국 상무부 부장관은 지난 21일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중국 내 합법적 사업은 계속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점을 확실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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