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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재 문건·진술이 스모킹 건”… “사익 한 푼도 안 취했다”

檢-李측 치열한 법정공방 예상

檢, 1600쪽 의견서와 PPT 준비
2018년 李 녹음파일 공개될 듯
李측 “진술 신빙성 의심스러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장실질심사가 열리는 26일 검찰과 이 대표 측은 비공개 법정에서 주요 증거와 진술을 놓고 사활을 건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이 대표 측이 ‘진술뿐인 수사’를 주장하는 만큼 검찰은 이 대표가 직접 결재한 문건들과 통화 녹음파일 등 물증 제시를 통해 혐의 소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맞서 이 대표 측은 사건 관계인들의 진술 신빙성을 흔들면서 검찰 제시 증거로는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펼 것으로 보인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 대표 혐의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우려를 중심으로 구속 필요성을 입증하기 위해 1600쪽가량의 의견서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현동 개발 비리부터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까지 이 대표의 범행 동기와 이행 과정, 공모 관계 등이 다수의 인적·물적 증거로 소명된다는 게 검찰 입장이다. 검찰은 효율적 설명을 위해 방대한 분량의 프레젠테이션(PPT) 자료도 만들었다.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의 경우 브로커와 민간업자, 성남시 공무원들의 진술이 핵심 증거로 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브로커 김인섭씨가 이 대표 측근인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백현동 사업의 주거용지 비율을 높여 달라’고 청탁했다는 점을 자백했고, 시청 실무자들도 정 전 실장으로부터 ‘민간업자 요구를 긍정 검토해 처리해 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인정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 측은 배임 동기가 없다는 점을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이 대표가 오랫동안 자신의 선거를 도왔던 브로커 김씨에게 보답하기 위해 불법 특혜를 제공했다는 게 검찰이 구성한 범행 구조인데, 이 대표 측은 “공익적 목적의 사업이었으며, 한 푼의 사익도 취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다만 검찰은 김씨가 민간업자에게 대가로 받은 77억원이 이 대표 측과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 여지를 남겨둔 상태다.

수사팀은 이 대표가 2018년 12월 공직선거법 사건 재판의 증인 A씨와 통화한 녹음파일도 법정에서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파일에는 이 대표가 A씨에게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해주면 되지 뭐”라고 언급한 내용 등이 담겨 있다고 한다. 검찰은 이를 위증 종용 증거라고 본다. 이 대표 측은 “기억을 떠올려 진실을 증언해 달라는 요청이었다”고 항변하고 있다.

대북송금 사건에선 공여자인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공범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 및 이 대표 결재문서를 두고 설전이 예상된다. 방북 추진 자체는 이 대표 측도 인정하고 있는 만큼 쌍방울이 송금한 800만 달러의 성격이 쟁점이다. 검찰은 이 대표가 김 전 회장과의 전화통화에서 “좋은 일 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고, 이 전 부지사의 중국 출장계획서 등 각종 문서를 결재했다는 점을 들어 이 대표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측은 이 전 부지사와 김 전 회장의 진술 일관성 및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방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이 대표는 검찰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구속 재판 중에 계속 수사를 받는 등 궁박한 처지에 있어 신빙성이 매우 의심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대표 측은 또 도지사 결재가 있다 해도 실무진이 추진한 대북사업 과정까지 이 대표가 세세히 알 수는 없다는 논리로 관여 의혹을 부인할 것이 유력하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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