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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운명의 날’… 영장 발부든 기각이든 정치 대혼란

민주, 계파간 입지 크게 달라질 듯
구속 땐 석방요구결의안 제출 관측
국힘, 기각후 역풍불까 촉각곤두

지난 21일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단식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법원의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든, 기각되든 정치권은 총선을 6개월여 앞두고 격변에 휩싸일 전망이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5일 국회 브리핑에서 “이 대표는 26일 열리는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당일 오전 9시45분쯤 서울중앙지법으로 출석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는 변호인과 함께 법정에 출석한다. 이번 출석과 관련한 이 대표의 별도 입장문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영장심사를 받은 뒤 결과가 나올 때까지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이날 대의원들에게 보낸 추석 메시지에서 “어떤 고통도, 역경도 마다하지 않고 사즉생의 각오로 국민항쟁의 맨 앞에 서겠다”고 밝혔다.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민주당에서는 법원의 판단 이후 당내 계파 간 입지나 지도체제가 변화하는 등 대혼란을 겪게 될 것이란 예측이 많다. 이 대표가 구속될 경우 30여명에 달하는 ‘체포동의안 가결파’ 비명(비이재명)계의 주장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비명계는 이 대표 사법 리스크를 아예 털어내기 위해 지도부 총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로의 전환을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한 비명계 재선의원은 “비대위 체제를 거쳐 재창당까지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친명(친이재명)계는 그렇게 순순히 후퇴할 생각이 없다. 당 지도부의 한 친명계 의원은 “가결파는 박광온 전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비대위를 출범시켜 당을 다 먹으려 했던 것 같은데 박 원내대표가 물러날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을 것”이라며 “우리는 새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전열을 가다듬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가 옥중에서도 직을 유지하며 총선 공천까지 좌우할 것이라는 예측도 끊이지 않는다. 한 친명계 최고위원은 “구속되더라도 궐위되는 게 아니다. 대표가 있는 위치만 달라질 뿐 당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명계 일각에선 ‘석방요구결의안’ 제출 주장도 흘러나온다. 헌법 44조와 국회법 28조는 회기 전 체포된 국회의원이 현행범이 아닐 경우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 발의와 재적의원 과반 출석, 출석의원 과반 찬성으로 석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민주당이 결의안을 밀어붙일 경우 이 대표가 12월 정기국회가 끝난 뒤 석방될 가능성도 있다.

영장이 기각된다면 친명계는 대대적인 대정부 공세에 나서고, 비명계 입지는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친명계 일각의 주장대로 가결파 징계나 공천 배제가 실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한 수도권 친명계 의원은 “가결파를 배제한다면 탄핵·국정조사 등 대정부 공세를 취하기 힘들어진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구속되기를 원하지만, 이후 수감된 이 대표에 대한 동정론이 형성되거나 민주당이 새 지도부를 꾸려 ‘쇄신’ 이미지를 가져가는 상황은 경계하고 있다. 이 대표가 구속되지 않을 경우엔 무리한 수사를 여권이 밀어붙였다는 ‘역풍’을 감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환 박장군 박성영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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