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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지역 활력 vs 녹지 훼손… 대전 금고동 ‘친환경 골프장’ 논란

이장우 대전시장이 지난 4월 대전시청에서 친환경 공공형 골프장 건설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대전시 제공

대전시가 유성구 금고동 일대에 건설하려는 ‘친환경 골프장’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골프장 설립 예정지인 금고동 일대는 위생매립장 등 기피시설이 밀집해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던 곳이다. 동시에 인근의 대규모 숲을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찮게 나온 지역이다. 개발과 보존의 기로에서 고심하던 시는 결국 개발을 택했다. 이후 환경훼손 우려, 특정 계층의 골프장 독점 가능성 지적이 제기되면서 논란은 한층 가열되고 있다.

금고동 일대 개발 요구 ‘꾸준’

금고동 제1매립장은 1996년 쓰레기 매립을 시작했다. 당초 2011년까지 활용될 예정이었지만 환경 여건이 변화하면서 2025년 말로 매립기간이 연장됐다. 인근에는 음식물자원화시설과 바이오에너지센터가 설치돼 있고 제2매립장·하수처리장도 새롭게 들어설 예정이다.

각종 기피시설이 밀집되고 개발마저 제한되면서 주민들은 재산권 행사에 큰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유성구 봉산동·신동 등 인근 지역까지 악취가 퍼지면서 생활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 역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제1매립장의 매립 종료 시점이 가까워지자 시는 이 지역 일대를 새롭게 활용할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국내 최대 규모 체육공원, 신재생에너지 테마공원 등을 짓는 방안 등이 고려됐지만 결국 골프장을 건설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됐다. 지역 내 파급효과와 수익성 등을 고려할 때 골프장을 짓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는 이유였다.

1996년부터 쓰레기 매립을 시작한 대전 유성구 금고동 제1매립장 전경. 전희진 기자

관련 용역이 종료된 이후인 지난 4월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곳에 18홀+α(9홀) 규모의 친환경 공공형 골프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제1매립장의 매립이 끝나고 매립장과 인근 부지 약 180㎡를 활용할 수 있게 되면 골프장과 주민 생활체육시설,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골프장은 제1매립장 북쪽에 있는 제2매립장·하수처리장 예정 부지 사이의 녹지를 활용한다. 크기는 약 120만㎡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 따라 정확한 규모가 결정될 예정이다. 제1매립장은 매립종료 이후 지반 안정화 기간을 거쳐 주민 생활체육시설, 5.8㎿급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하기로 했다.

친환경 논란은 현재진행형

시는 ‘친환경 골프장’이라고 발표했지만 환경단체의 생각은 달랐다. 골프장 예정 부지의 약 44%가 그린벨트 2등급지여서 훼손이 불가피해 친환경일 수 없다는 것이다.

시는 개발제한구역 안에 골프장을 지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고, 기존에도 2등급지를 활용해 각종 시설을 지은 사례가 있기에 충분히 활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현행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시행령’에는 골프장이 ‘개발제한구역의 보전 및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시설’로 분류돼 설치가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다.

이와 함께 시는 ‘개발제한구역관리계획 수립 및 입지대상시설의 심사에 관한 규정’에 따라 훼손 저감대책을 마련하면 2등급지를 활용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훼손하는 부지만큼 대체녹지도 확보하겠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 조성 중인 제2매립장 부지와 하수처리장 부지에도 2등급지가 일부 들어가 있다”며 “골프장 예정 부지 전체가 2등급지가 아니라 일부이고, 개발되는 일부 지역 대신 다른 곳을 대체 녹지로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환경단체는 법적으로는 가능하더라도 대규모 녹지를 훼손하면서까지 골프장을 짓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반응이다. 무엇보다 대전은 대체녹지로 확보할 만한 부지가 없고, 대체녹지가 제대로 된 숲으로 기능할 때까지 매우 오랜 기간이 필요한 만큼 골프장을 건립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기후위기나 미래적 가치로 봤을 때 대규모 녹지를 훼손하면서 골프장을 짓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대전의 괜찮은 녹지공간은 이미 그린벨트로 지정된 곳이 대부분이어서 대체녹지로 확보할 부지가 적다. 대체녹지를 만들어도 지금 있는 숲의 기능과 비슷한 수준을 갖추려면 엄청난 세월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부 계층만 이용한다는 지적도

일각에서는 골프장이 시에서 운영하는 공공시설임에도 ‘사유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시민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공원 형태의 시설이 아닌 탓에 골프를 치는 일부 계층의 공간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민생안정대책TF단장은 “지역민들을 위한다고 하지만 이것은 결국 골프장을 만드는 사업”이라며 “골프 인구가 아무리 늘었다 해도 모두의 자원을 특정한 사람들에게 나눠준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 주민들은 ‘골프장이라도 만들어져야 생활이 안정되지 않겠나’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골프장은 주변과 완전히 단절된 공간이어서 주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시는 골프장 설립이 지역민들의 숙원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골프장에 지역민들을 우선 고용해 일자리를 늘리고, 이용객들의 방문 역시 많아지면 해당 지역의 경제가 자연스럽게 활성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골프장 운영수익의 일부를 지역에 재투자하면 지속적인 환경개선사업도 가능할 뿐 아니라 지역 이미지 개선 등 다양한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 시장은 “금고동 일대가 더이상 님비(NIMBY) 시설 밀집지역이 아닌 시민들이 찾아오는 대전 북부권 활력의 거점이 될 것”이라며 “친환경 골프장 조성계획은 시대와 환경변화를 반영한 실질적 골프 대중화와 사회적 저변확대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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