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 빈자리 못 채우는 美 고용시장… 노동인구 급감

한 세대만에 노동인구 7%p 감소
1000명당 신생아수 11명 불과
이민자 적극 활용 주장도 제기돼

지난달 28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한 레스토랑에 붙어 있는 직원 채용 공고.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고용시장이 ‘베이비부머(1945~1964년 출생)’세대의 은퇴로 생긴 노동력 부족 현상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속속 은퇴하는 윗세대의 일자리를 채울 수 있는 인력이 없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현재 58세 이상인 베이비부머 세대가 2028년까지는 모두 은퇴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의 노동력 부족 문제가 장기화·고착화할 개연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미국 실업률이 약 2년 동안 역대 최저 수준인 4% 미만을 유지하는데, 그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인구구조 변화라는 설명이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출생한 미국 베이비부머 세대는 7600만명에 달한다. 이들의 연령대가 35~54세였던 2000년 미국의 노동인구 비율은 67.3%를 기록했으며, 이후 이들은 20여년간 노동력의 중추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이들의 연령이 현재 58~77세에 도달했으며, 2028년이면 가장 젊은 1964년생도 은퇴 시기를 넘어서게 된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오는 2032년의 노동인구 비율은 60.4%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전체 피고용자 수는 지금껏 매년 1.2%씩 증가했지만, 앞으로는 매년 0.3% 증가에 그칠 것으로 조사됐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자리를 채울 신규인력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미국의 1000명당 신생아 수는 1960년에는 23.7명이었지만 2021년 11명에 불과하다.

노동력 부족 문제는 임금인상률과 이직률을 높일 가능성이 높고, 이는 장기적인 노동 위기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 건설업체 서퍽의 존 피시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노동력은 고령화하고 있고, 업계에 진입하는 젊은이들은 줄어들고 있다”며 “현재 목수 한 명의 수입이 1년 전보다 20~25% 올랐는데, 이러한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미국의 생산성 증가율은 1.4%로 과거 평균보다 더 떨어졌다.

기술의 발전도 부족한 노동력을 채우기엔 한계가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도움은 될 수 있지만, 이를 업무 환경에 적용하기엔 불안정성이 크다는 것이다.

과거 싼 노동력을 찾아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했던 기업들이 최근 ‘리쇼어링’(생산시설의 본국 복귀)에 나선 것도 노동력 부족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이에 이민자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 다음으로 인구수가 많은 집단인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 출생)의 경우 6200만명 중 이민자가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

기업들은 이민을 통한 노동력 확보의 전제조건으로 정부가 예측 가능한 이민정책을 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이민정책이 변하는 탓에 장기적 예측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