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대명절 추석을 시작으로 이어지는 장기간의 연휴는 가족들과 함께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감상하기 좋은 시간이다.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장면들로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콘텐츠 대신 일상 속 기독교 신앙을 발견하고 가족들과 온기를 나누기 좋은 콘텐츠를 경험해보는 건 어떨까.

27일 성현 필름포럼 대표는 분주하게 달려온 올해 여름까지의 삶을 돌아보며 남은 한 해의 방향과 목표를 재설정하는 데 도움을 줄 영화 세 편을 추천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성숙한 가정과 사회로 가는 길을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들로 넷플릭스를 비롯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OTT) 플랫폼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영화 ‘오직 사랑뿐’(2016)은 보츠와나 공화국 초대 대통령 ‘세레체 카마’와 아프리카 최초 백인 퍼스트레이디인 ‘루스 윌리엄스 카마’의 실화를 기반으로 한 러브스토리다. 인종차별과 제국주의에 맞선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기독교의 핵심 가치인 ‘사랑’의 본질을 되짚어볼 수 있다.

두 번째 추천작은 ‘힐빌리의 노래’(2020)다. J D 밴스의 자전적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알코올과 약물중독, 가정 폭력이라는 최악의 환경을 경험한 예일대 법대생이 치유와 회복을 이뤄가는 이야기다. 자신의 부모 또한 보살핌을 받지 못한 채 자라온 피해자라는 진실을 마주하며, ‘왜 우리가 건강한 공동체와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감동적 서사로 풀어간다.

‘어른 김장하’(2023)는 경남 진주에서 한약방을 운영하며 평생 나눔을 실천해 온 김장하 선생의 삶을 조명한 다큐멘터리다. 그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 1000여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100억원이 넘는 사재를 들여 고등학교를 설립한 뒤 국가에 기부 채납하기도 했다. 존경할 만한 어른이 없다는 아쉬움이 배어 나오는 이 시대에 올곧게 바른 가치관을 갖고, 이웃과 사회를 위해 밀알이 되어온 한 사람의 생이 조용하고도 깊은 울림을 준다.

연휴 동안 영화관을 찾아가 볼 관객들에게 뭉근한 감동을 선사할 작품도 있다. 지난 1월 선댄스 영화제 다큐멘터리 부문의 심사위원 대상 수상작이자 최근 제15회 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개막작으로 화제를 모은 ‘이터널 메모리’(2023)다. 영화는 칠레 민주화 운동의 열기를 기록했던 저널리스트 아우구스토 공고라가 부인과 함께 알츠하이머로 투병하는 과정을 담았다. 두 사람이 이어온 25년간의 사랑, 부부가 함께 겪어내는 투병 과정과 사랑이 먹먹한 감동을 준다. 추상미 감독은 “다큐멘터리에 녹아있는 노부부의 깊고 진한 사랑이 칠레의 역사가 남긴 시대적 유산과 함께 오늘을 사는 우리의 지향점을 떠올리게 한다”고 전했다.


기독교 방송사들이 마련한 특집 프로그램들을 활용해보는 것도 좋다. CTS기독교TV는 전 국민의 고민 해결 프로그램, 우리 삶의 희로애락을 장경동 목사와 함께 풀어가는 ‘잘 살아보세’, 한국교회 대표 간증 프로그램 ‘내가 매일 기쁘게-8남매가 함께하는 천국 가정 편’ 등을 준비했다.

CBS TV는 대표 교양 프로그램 ‘올포원’에서 ‘명절에 만나는 나의 자화상’편을 통해 지나간 삶과 앞으로의 삶을 돌아본다. 뒤이어 방송되는 ‘말빨은 있고 영빨은 없고?!’편에서는 명절이면 불거지는 가족 간 불화와 갈등을 신앙적으로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살펴본다.

CGN은 사명을 위해 달려가는 크리스천들의 고군분투를 그린 ‘다큐, 본’을 29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3회의 시리즈로 준비했다. GOODTV는 성지순례 특집 ‘성서의 땅 요르단’을 통해 아직 성지에 가보지 못한 기독교인들에게 예수님의 발자취를 보고 듣는 특별한 시간을 선물한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