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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조 채권 발행… 빚 갚으려 빚내는 중국 지방정부들

재융자 채권으로 부채 돌려막기
재정 파탄… 도미노 파산 현실화


중국 지방정부들이 올해 들어 사상 최대 규모의 채권을 발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 경기 악화로 안 그래도 재정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이들 지방정부가 재융자(리파이낸싱) 채권까지 쏟아내면서, ‘빚을 갚기 위해 빚을 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은 26일 중국 재정부 발표를 인용해 올해 8월까지 전국 지방정부 채권 발행 총액이 6조3000억 위안(약 1162조6020억원)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동기보다 4%가량 증가한 수치로 같은 기간 발행한 지방정부 채권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중국 제조업 중심지 중 한 곳인 광둥성이 6550억 위안(약 121조원)을 발행해 31개 성·직할시·자치구 중 가장 많은 빚을 지고 있는 지방정부로 나타났다. 산둥성(4803억 위안)과 쓰촨성(4011억 위안)이 뒤를 이었다. 허베이성과 장쑤성, 저장성은 3000억 위안(약 55조5000억원)의 채권을 발행했다. 허난과 안후이, 후난과 윈난, 광시와 푸젠성도 발행액이 2000억 위안(약 37조원)을 넘어섰다.

지방정부 채권은 용도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인프라 확장 등 경제 활성화를 위한 투자·소비 목적으로 사용하는 신규 발행 채권과 만기 도래한 채권을 상환하기 위해 다시 돈을 빌리는 재융자 채권이다.

중국 지방정부들은 이 가운데 후자를 훨씬 많이 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지방정부의 올해 1~8월 신규 채권 발행은 3조7000억 위안(685조원) 수준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2% 감소한 반면, 재융자 채권 발행은 44% 급증한 2조6000억 위안(481조원)에 달했다. 이미 빚더미에 앉은 지방정부가 이를 갚기 위해 빚을 더 끌어모으고 있는 셈이다. 재융자 채권이 통제 범위를 벗어나 과도하게 발행되면 이자 부담은 그만큼 더 커진다.

제일재경은 지방정부가 재정파탄 위기에 몰린 가장 큰 원인으로 부동산 시장의 붕괴를 지목했다. 국가가 토지 소유권을 가진 중국에서 토지 판매금은 지방정부의 주요 수입원이다. 하지만 정부 규제로 부동산 기업들이 휘청이고 집값도 내림세로 관련 수익이 크게 줄어들자, 채권 발행에만 의존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중국 내부에선 지방정부의 도미노 파산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는 모양새다. 중국 국무원은 긴급대책을 내놓으며 지방정부의 부채 줄이기를 독려하는 중이다. 차환채권으로 일부 채무를 대체해주고, 상환기간도 연장해준다는 것이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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