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회] “분당중앙교회가 키운 신학자들, 한국신학 집대성 나선다”

한국신학총서 집필에 즈음하여

분당중앙교회가 지원한 한국신학총서 발간 관련 좌담회가 지난달 22일 경기도 성남시 교회에서 진행됐다. 왼쪽부터 신현우 교수, 최종천 목사, 김요섭 박현신 정창욱 문병호 교수. 성남=신석현 포토그래퍼

분당중앙교회(최종천 목사)가 20여년 전 시작한 인재양성 사역이 ‘한국신학총서’로 열매를 맺는다. ‘인물을 키워 세상을 변화시키는 교회’라는 비전 아래 1999년부터 진행한 해외인재양성 장학생들이 현직 교수로 성장해 한국의 신학을 총망라하는 작업에 나선 것이다.

분당중앙교회의 장학생 가운데 박사만 100명 이상 배출됐다. 이 가운데 전임교수가 65명에 달하고 교회가 속한 교단 신학교인 총신대에도 13명이 재직 중이다. 한국신학총서는 구약신학 신약신학 조직신학 역사신학 실천신학 영역을 망라하는 15권의 책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한국교회와 신학에 이바지할 의미있는 작업이 되도록 교회는 총 3억원의 예산을 집행할 계획이다.

지난달 22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중앙교회에서 가진 좌담에서 최종천 분당중앙교회 목사와 5명의 신학자는 총서 발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 참석자 >

최종천 목사 -분당중앙교회
문병호 교수 -총신대 신대원 조직신학
신현우 교수 -총신대 신약학
정창욱 교수 -총신대 신약학
김요섭 교수 -총신대 신대원 교회사
박현신 교수 -총신대 신대원 설교학

-신학총서 발간 취지는 무엇인가.

최종천 목사

△최종천 목사=저는 언제나 분당중앙교회가 개교회를 넘어 하나님 나라의 한 부분이라고 강조해 왔다. 한국교회의 신학을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우리 교회가 지원해 해외에서 학위를 받은 신학자들을 중심으로 총서를 발행하기로 했다. 2025년까지 총 15권이 발행된다. 바라기는 향후 25년간 프로젝트가 지속해 200권 정도의 책이 나오면 좋겠다. 총신대 교수님들 중심으로 시작하지만, 후에는 문호를 개방해서 전체 신학교 교수들이 참여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왕이면 역사에 남을 명작으로 만들자는 각오다. 단순히 교회의 일이 아니라 인류애를 실천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신학총서 발간이 인류애 실천인 까닭은.

△최 목사=우리교회는 어떤 일을 하면 30년 후를 내다보고 시작한다. 처음 장학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오피니언 리더를 양성한다는 목표를 분명히 했다. 이제 신학총서로 그 열매를 맺는다. 신학이 선행이면 목회는 후행이다. 선행이 바른 방향을 제시해야 후행이 바르게 간다. 신학의 영향력은 단순히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에게만 국한하지 않는다. 학자는 그 시대의 지성이다. 신학의 발전을 통해 믿는 이들이 세상에 나가 믿는 바를 실천하게 하자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그것이 곧 인류애 실천이라고 믿는다.

-집필에 임하는 각오는.

정창욱 교수

△정창욱 교수=감사하면서도 책임감을 느낀다. 주제 선정부터 한국교회가 그간 해오지 않은 연구를 통해 신학적 발전을 이뤄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발전을 위해서는 축적이 필요하다. 한국 신학은 그간 엄청난 축적의 시간을 가졌다. 축적된 결과물들을 집약해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할 때다. 축적의 시대에서 창의의 시대로, 카피의 시대에서 창조의 시대로 가야 한다. 신학총서를 통해 창의의 시대로 발돋움할 집약이 이뤄지리라 기대한다.

문병호 교수

△문병호 교수=가톨릭의 경우 이런 작업이 왕성하게 이뤄진다. 정 교수님 말대로 때가 찼는데 정작 개신교는 가톨릭처럼 거국적인 작업이 어렵다. 결국 교회가 그 일을 해야 하는데 분당중앙교회가 20여년 전부터 학자들을 양성해온 것이 마침 이번 작업의 모판이 됐다. 내 교회 내 교단만 생각해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개인적으로 20여년 전 IMF 구제금융 당시 유학 생활을 했다. 가장 어려울 때 도와준 교회에 대해 보은해야 한다는 마음이 있었다. 이번 기회에 열매가 발아하듯이 절묘한 프로젝트가 진행되어 기쁘다. 참여하는 학자들에게는 학문적 동기 이상의 의미가 있다.

-신학총서 발간의 의미는.

신현우 교수

△신현우 교수=신학총서가 논문이 아닌 책으로 발간되는 것도 의의가 있다. 논문과 달리 일반 성도들에게 바로 읽힌다는 점에서다. 교회와 사회에 즉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교회와 시대에 필요한 거대담론을 평생 연마해 온 신학훈련을 통해 펴낼 수 있다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시대에 뒤처지지 않는 연구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요섭 교수

△김요섭 교수=분야를 넘어선 여러 학자의 공동작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공이 다르면 교류가 쉽지 않다. 그런데 이번 작업을 통해 학문적 공동체로서 서로 생각을 나눌 기회가 마련됐다. 후대가 21세기 초반 한국 장로교회의 신학을 명명할 때 기준으로 삼을 만한 총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박현신 교수

△박현신 교수=이번 작업은 한국적 신학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될 것이다. 참여하는 학자들 모두가 영미권에서 공부했지만 한국에 돌아와 가르치며 연구의 깊이를 더했다. 이번 총서 저술을 통해 전 세계 신학계에 공헌할 부분이 있을 것이다. 가능하다면 영어와 중국어로 번역해 여러 나라 신학자들이 서양 신학이 아니라 한국의 신학을 공부할 기회를 제공하기를 바란다.

△최 목사=우리 교회 집사님 한 분이 최근 미국에 나스닥 상장을 위해 미국에 들어갔다. 전에는 한국기업이 미국에 가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생각도 못 할 일이었지만 시대가 변했다. 각종 K문화가 세계에서 활약 중이다. 이제 한국의 신학도 단순히 제3세계의 신학을 넘어 분명한 위치를 가질 수 있다고 본다.

△정 교수=처음 신학을 배우러 미국에 갔을 때 한국신학의 독립을 꿈꿨다. 미국에서 늘 한복을 입고 다녔던 것도 그 꿈을 잊지 않기 위해서였다. 우리가 서구 신학에 함몰될 것이 아니라 그것을 잘 배우지만 동시에 우리만의 독특한 것을 도출할 때가 왔다. 총서는 그것을 담아낼 그릇이다.

-신학 총서를 향한 바람은.

△김 교수=시대의 변화가 워낙 빠르다. 기준을 잡기가 어렵다. 이럴수록 신학이 어려운 학문으로서가 아니라 교회 전체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교회를 향해 신학적 내용에 관해 설명할 책임이 있다. 이번 프로젝트가 한국교회 안에서 신학과 교회의 좋은 관계설정의 모델이 되길 바란다.

△정 교수=많은 목회자가 신학이 발전해서 서구 교회가 망했다는 말을 하곤 한다. 그런데 신학 때문에 서구교회가 망한 것이 아니다. 바른 신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바른 신학은 교회를 굳건하게 세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현장의 목사님들 가운데 여전히 신학을 백안시하는 경향이 있다. 서구의 신학을 가만히 보면 지식의 유희를 위해 새로운 것을 만드는 데 지나치게 집착한다. 그러다 보니 엉뚱한 이야기가 나오곤 한다. 우리는 서양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서 올바른 신학, 교회에 유익을 주고 아름답게 동행할 수 있는 신학을 추구해야 한다.

△박 교수=교회와 신학의 브리지 역할이 필요하다. 교회가 신학을 반성하게 하고 신학자들은 교회가 고민하는 문제에 답을 하며 발전해 나가야 한다. 이번에 제작하는 총서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화 앞에 선 교회, 위기를 맞은 교회 앞에 브리지 역할을 할 수 있는 저술이 되리라 믿는다. 분당중앙교회와 참여하는 학자들, 발간될 책을 통해 사람을 키우면 이런 열매가 열린다는 것을 보여주는 감동적인 사례로 기억되길 바란다.

△최 목사=이번 기회를 통해서 신학이 교회에 힘과 논리를 제시해주는 실재가 되기를 바란다. 배워야만 행함에 대한 지침이 생기지 않겠는가. 신학은 학문이 아니라 사실 성경을 기초로 한 하나님 말씀에 대한 보다 폭넓은 연구다. 그것이 교회와 성도들에게 힘을 줘야 한다. 신학과 철학은 실용학문이다. 삶을 움직이는 지침이 돼야 한다.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언어가 신학총서에 담기기를 바란다.

성남=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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