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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다음 버스는 30분 뒤” 속 터지는 인천 영종국제도시

열악한 대중교통, 언제 개선되나

버스 노선 태부족… 환승은 기본
41개 노선 중 배차 간격 25분 25개
6분 이하는 전무, 60분은 11개나

인천 앞바다에서 보이는 영종국제도시 전경.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제공

인천 중구 영종국제도시에 사는 박모(61·여)씨는 매주 대중교통을 이용해 남동구 만수동으로 두 살배기 외손녀를 봐주러 갈 때마다 큰 불편을 겪는다. 편도로 1번 이상의 환승은 필수고 이동시간만 최소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타야 할 버스를 놓치기라도 하면 배차 간격상 다음 버스를 기다리는데 30분 이상 걸린다. 어린 외손녀를 돌보는 것과 상관없이 대중교통을 타는 일만으로도 녹초가 되기 일쑤다.

박씨는 결국 대중교통 이용을 포기하고 최근 1500여만원을 들여 중고차를 샀다. 이후 직접 운전을 해 외손녀를 돌봐주러 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40∼50분으로 대중교통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이른 시간에 오갈 수 있는 장점만으로도 왕복 1만원가량 드는 기름값에 대한 부담감도 사라졌다.

인하대병원으로 고혈압·당뇨 관련 진료를 받으러 가는 일도 훨씬 수월해졌다. 같은 중구에 있는 인하대병원까지 직접 차를 몰고 가면 30여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했을 때에는 1번 이상의 환승을 반드시 해야 했고 이동시간으로만 길에서 1시간 이상을 허비했다.

박씨는 4일 “영종이 아무리 신도시 지역이라 하더라도 차가 없으면 사실상 섬에 갇혀 사는 것과 같다”며 “버스 노선이 턱없이 부족하고 배차간격도 길어 어디를 가더라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꼭 불편이 따른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을 낀 영종지역이 열악한 대중교통 문제를 보이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이자 신도시라는 이미지가 무색할 정도다. 인천대교, 영종대교, 공항철도를 통해서만 육지와 이어지는 섬지역 특성상 대중교통 부족은 주민들의 고립감을 키운다.

영종의 인구는 지난해 기준 10만9108명에 이른다. 앞으로 남은 택지개발 계획까지 고려하면 영종 인구는 18만1024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5년간 영종의 인구 증가율은 10.14%로 인천의 다른 지역보다 높게 나타났다. 영종을 포함한 중구의 인구 증가율은 5.70%로 송도국제도시를 낀 연수구(2.73%), 청라국제도시와 검단신도시가 있는 서구(2.26%)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그린다. 영종에서 일하는 종사자 수 증가도 다른 지역을 상회한다.

제3연륙교 건설 현장 뒤로 보이는 영종하늘도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제공

그러나 대중교통 확충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영종 주민들의 불만은 점차 커지고 있다. 인천시 온라인 소통창구인 ‘열린시장실’에는 지난달 ‘버스 배차 좀 늘려주세요’라는 민원 글이 올라왔다. 민원인은 “영종으로 가는 304번, 320번 버스 좀 제발 늘려달라”며 “좌석버스라 자리가 없으면 탈 수가 없다. 배차 간격도 25∼30분이라 한번 놓치면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호소했다. 영종 내 주거밀집지역인 영종하늘도시 주민들이 연수구 등으로 이동하기 위해 자주 이용하는 304번과 320번 버스의 하루평균 배차간격은 각각 41분, 39분에 이른다.

영종 내 다른 버스 노선도 마찬가지다. 영종을 오가는 41개 버스 노선 중 배차간격에 따른 서비스 수준(LOS)이 F등급인 경우는 무려 25개에 달한다. F등급은 하루평균 배차간격이 25분을 초과하는 버스 노선이다. 배차간격이 60분을 넘어가는 버스 노선도 11개나 있다. 반대로 6분 이하의 배차간격을 의미하는 A등급과 B등급은 전혀 없다.

영종의 대중교통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범운영을 거쳐 2020년 10월 도입됐던 수요응답형 교통수단인 아이모드(I-MOD) 버스는 연간 54억원이 들어가는 운영비용 문제로 올해부터 서비스가 중단된 상황이다. 아울러 영종에서 서울로 가는 광역급행버스(M버스)조차 없을 뿐 아니라 공항철도와 서울지하철 9호선 직결 사업은 인천시와 서울시의 운영비 부담 갈등으로 답보 상태에 빠져 있다.

이러한 영종의 대중교통 부족 문제는 수송분담률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영종의 승용차 수송분담률은 2020년 기준 53.6%로 인천 평균 44.1%, 수도권 평균 36.9%보다 높다. 반대로 버스 수송분담률은 6.7%로 인천 평균 7.8%, 수도권 평균 9.9%보다 낮다. 버스와 지하철을 함께 이용하는 경우의 수송분담률 또한 2.1%로 인천 평균 3.4%, 수도권 평균 4.0%보다 낮은 상태다.

인천시는 문제 해결을 위해 1월 ‘민선 8기 인천시장 10대 정책, 120대 공략, 400개 실천과제’에 영종트램 사업계획을 포함했다. 다만 인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영종국제도시 신교통수단 도입 기본구상 연구’에서는 재무적 운영 지속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트램 등 신교통수단 도입을 당장 추진하기에 부적합한 것으로 나왔다.

김정헌 인천 중구청장이 7월 14일 인천시 관계자에게 영종 지역 교통 환경 개선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인천 중구 제공

중구는 영종행 공영버스를 운영하고 증차하는 등 자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기초단체의 재정 여건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인천경제청 역시 교통대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문제 해결에 나섰으나 이제 첫 단추를 채운 단계다.

이에 따라 영종의 대중교통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으로는 택지개발 및 인구증가 속도를 고려한 ‘장단기 단계적 대중교통 서비스 개선’ 추진, 신교통수단 운영 여건이 조성되는 시기를 대비한 ‘장래 신교통수단 도입 준비전략’ 수립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동재 인천연구원 교통물류연구부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신교통수단 운영여건이 조성되지 않은 시기에는 버스 노선 신설과 증차를 통해 대중교통 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신교통수단 도입을 도모하되 유기적인 연계교통체계 구축을 목표로 노선을 계획하고 사업추진 당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김민 기자 ki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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