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선 ‘느린 속도’ 교육… 직업학교 등과 연계 자립 도와

해외 ‘경계선 지능인’ 지원은
일본은 年 10~280시간 추가 지도

기사 이해를 위한 사진으로 직접적인 관련은 없습니다. ‘느린 학습자’(경계선 지능인)들과 부모들이 지난달 16일 서울 도봉구민회관에서 자조 모임을 하고 있다. 이날 이들은 짧은 끝말잇기 동화책을 돌려 읽고 직접 시를 써보는 활동을 했다. 자조 모임에서 부모들은 정보를 공유하고 느린 학습자들은 사회성 등을 학습한다. 서영희 기자

독일에선 느린 학습자(경계선 지능인)가 기존 사회 시스템 안에서 ‘느린 속도’로 하지만 ‘더 오랜 시간’ 동안 교육받을 수 있다. 독일 정부는 느린 학습자를 지원 대상으로 규정하는 법안을 별도로 만들기보다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기존 시스템 안에서 포괄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국회입법조사처의 ‘경계선 지능인의 현황과 향후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느린 학습자에 대한 전반적인 지원을 법률로 규정하고 있는 국가는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능지수(IQ)가 평균보다 낮지만 지적장애 등록 기준보다는 높은 IQ 71~84 범주를 통상 느린 학습자로 보지만, 유동적인 IQ를 지원 기준으로 삼기는 어렵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대신 독일의 경우 직업 활동, 일본은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독일은 학습 수준에 따라 학년 진급이 결정돼 교육 과정 안에서 느린 학습자가 천천히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학생은 학년 진급이 어려워지더라도, 자연스럽게 직업학교 등과 연계돼 자립 지원을 받게 된다.

직업학교를 선택한 느린 학습자는 성인 이후에도 자립 지원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가톨릭 계열 돈보스코 직업학교의 경우 직업교육을 받으러 온 느린 학습자의 자립을 위해 1년 동안 숙식을 제공한다. 이곳에선 지역 내 상공회의소와 민간사업장 등과 협업해 비장애인이 통상 2~3년 걸릴 교육을 느린 학습자의 경우 3~4년 동안 배우도록 해 취업까지 연계한다.

자녀가 있는 느린 학습자를 위해 시설 내에는 돌봄을 맡은 보육 시설까지 갖춰져 있다. 직업학교의 지원이 끝나더라도 나이에 맞춘 지원기관과의 연계는 평생 이어진다. 정미경 독일정치경제연구소장은 “독일에선 느린 학습자를 통상 ‘학습 장애아’라고 본다. 유치원을 다니기 전부터 진단을 받고 문제가 있다면 전문가 도움을 받게 돼 있다”며 “지능지수가 낮은 아이들에게 양육 수준이 떨어진다면 ‘대리 할머니’를 국가에서 고용해 동화책을 읽어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학교교육법 시행규칙’에 따라 느린 학습자를 학습장애가 있는 이들로 보고 특별 교육지원을 한다. 학습장애는 ‘기본적으로 전반적인 지적 발달이 뒤지지는 않지만, 듣고 말하고 읽고 쓰고 계산하거나 추론하는 능력 중 하나가 현저한 어려움에 있는 것’이라고 규정돼 있다. 학습장애 판정을 받은 학생에 대한 지도 시간은 연간 10~280시간 정도 추가로 부여된다.

김용현 백재연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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