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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절한 로맨스·신선한 캐릭터·배우 호연… 사극 ‘연인’ 통했다

12.9% 최고 시청률로 종영
“꽃처럼 사시오” 대사 화제
장현·길채 꽉 닫힌 해피엔딩

드라마 ‘연인’에서 사람도 사랑도 믿지 않고 떠돌이처럼 살던 장현(남궁민)은 연인을 위해 모든 걸 바치는 사람으로 변모한다(왼쪽). 양가댁 철부지였던 길채(안은진)는 전쟁을 겪으며 강인한 인물로 성장한다. MBC 제공

“조선의 전하께오선 오랑캐에게 아홉 번이나 절하는 치욕을 겪고 어찌 살아계시옵니까. 왜 어떤 이의 치욕은 슬픔이고 어떤 자의 치욕은 죽어 마땅한 죄이옵니까.”

청나라와의 전쟁이 끝나고 심양에 볼모로 잡혀간 소현세자(김무준)가 조선의 여인들이 포로시장에서 거래되는 것을 보고 “어찌 죽지 않고 살아 조선의 치욕이 되는가”라며 한탄하자 함께 있던 역관 장현(남궁민)이 답한다.

병자호란 전후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 ‘연인’이 18일 전국 기준 시청률 12.9%, 순간 최고 시청률 17.8%(닐슨코리아 기준)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막을 내렸다. 첫회 시청률은 5.4%였으나 입소문을 타고 인기가 높아져 중반 이후 대부분 회차 시청률이 두 자릿수를 넘기며 ‘연인 폐인’을 양산했다.

드라마는 장현과 길채(안은진)의 사랑 이야기를 중심으로 역사의 아픔을 견뎌내는 백성들의 질긴 생명력을 그렸다. 아름다운 영상미와 섬세한 연출, 감성적이고 애절한 대사, 주연 배우들의 호연 등 드라마 전반에 대한 호평 일색이다.

이야기는 평화로운 능군리 마을에서 시작됐으나 전쟁이 벌어지자 등장 인물들의 인생은 요동쳤다. 장현이 소현세자를 따라 심양으로 향하고 인조(김종태)와 소현세자가 대립하면서 장현과 길채의 사랑에도 위기가 닥쳤지만 마지막회에서 두 사람은 죽음의 문턱을 넘어 재회하는 꽉 닫힌 해피엔딩을 맞는다.

‘제왕의 딸 수백향’,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 등을 쓴 황진영 작가는 5년에 걸친 집필 과정을 통해 극적인 스토리 속에 매력적인 인물들의 감정선을 차곡차곡 쌓았다. 드라마 ‘검은 태양’ 이후 남궁민과 다시 호흡을 맞춘 김성용 감독은 포천 철원 단양 태안 부여 고창 안동 합천 등 전국 방방곡곡에서 사계절의 아름다운 모습과 함께 배우들의 연기를 담아냈다.

뻔하지 않은 캐릭터들은 재미와 감동을 더했다. 전쟁을 겪기 전엔 철없고 밝기만 한 애기씨였던 길채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주체적이고 강인한 인물로 성장했다. 장현은 시대의 부조리와 틀을 깨려는 인물이었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여성들에게 비혼과 ‘썸’을 이야기하는가하면, 남한산성으로 피난간 임금을 지키러 가자는 선비들에게 “임금이 백성을 버리고 도망갔는데 백성이 왜 임금을 구하러 가야하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배우들은 역대급 열연을 펼쳤다. 안은진은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변해가는 캐릭터를 때로는 사랑스럽게, 때로는 애절하게, 때로는 당차게 표현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남궁민은 ‘종합선물세트’ 같은 연기를 선보였다. ‘김과장’ ‘천원짜리 변호사’ 등에서 보여준 코믹하고 능청스러운 연기와 ‘검은 태양’에서 펼친 액션, ‘스토브리그’와 ‘닥터 프리즈너’ 등에서 보여준 날카롭고 이지적인 모습에 한동안 볼 수 없었던 깊고 섬세한 멜로를 더했다. 길채를 향해 던진 “정말 밉군” “꽃처럼 사시오” 등의 대사는 화제가 됐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요즘 보기 드문 절절한 로맨스가 무엇보다 시청자들을 휘어잡았고, 제작진이 펼쳐놓은 세계관이 작품을 차별화시켰다”며 “기존 드라마 속에서 주로 패배의 분위기가 부각됐던 인조 때를 다루면서 굽히지 않는 마음들, 역경을 뚫고 나가려는 사람들을 보여주고 시대의 이야기를 잘 끌어들여 로맨스도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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