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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위성정당 또 봐야 하나… 선거제·선거구 속히 확정해야

국민일보DB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지자 연락망을 구축하며 창당을 위한 행동에 돌입하고,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비례대표 신당 구상을 내비치는 등 총선을 향한 정치권의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총선기획단을 발족한 지도 열흘이 넘었다. 그런데 총선에 적용할 경기 규칙인 선거제 개편과 선거구 획정은 오리무중이다. 공직선거법에 규정된 선거구 획정 법정시한은 6개월 전에 지났는데 거대 양당이 눈치만 보며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책임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염치없는 일이다. 여야는 지금 당장 선거법 개정에 대한 원칙을 밝히고 선거제와 선거구를 신속히 확정해야 한다.

2019년 12월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은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을 돕는다는 취지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하는 선거법을 강행 처리했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선거법만큼은 합의 처리한다는 원칙이 무너졌다”며 비례대표 전담인 미래한국당을 만들었고, 이를 맹렬히 비난했던 민주당도 더불어시민당이라는 위성정당을 창당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극단적 정치 대립의 원인으로 지목된 거대 양당 체제가 더 악화됐고, 자질이 의심되는 인사들이 위성정당의 간판 아래 강성 지지층의 표를 결집해 국회에 대거 입성했다. 개혁을 한다며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허점투성이 제도를 만들고, 이도 모자라 온갖 꼼수를 동원해 무용지물로 형해화한 대표적인 실패작에 불과했다.

그리고 4년이 지났다. 여야 모두 바로잡겠다고 약속했지만 선거가 5개월도 남지 않은 지금도 바뀐 건 없다. 그리고는 ‘꼼수 정치’가 다시 활개를 치기 시작했다.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으로 수사를 받는 송 전 대표, 입시 비리 혐의로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비례대표 신당설이 유력하게 나오고 있다. 정상적 정당 시스템이라면 걸러져야 할 인사들이 위성정당이라는 잘못된 제도를 악용해 나서고 있는 것이다. 반면 전국 각지에서 민의를 대변하기 위해 준비하던 정치 신인들은 답답할 수밖에 없다. 선거법 처리가 지연되면 기득권을 가진 현역 의원들이 훨씬 유리한데다 시간에 쫓긴 여야의 막판 협상이 야합으로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야는 개점 휴업 상태로 지난 5개월 동안 회의 한 번 열지 않은 정치개혁특위를 속히 정상 가동해야 한다. 총선 예비후보자등록 신청일인 다음달 12일까지 3주 밖에 남지 않았다. 지금 논의를 시작해도 올해 안에 선거법 개정을 합의 처리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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