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뒷담] ‘우리’ 밖으로 보내자, 우승컵 든 양희영

스폰서계약 종료 뒤 LPGA 우승
재계약 안한 우리금융 후회막급


최근까지 프로 골프 선수 양희영을 후원했던 우리금융그룹이 때늦은 후회를 하게 됐다. 양희영이 우리금융과 후원 계약이 끝난 뒤 미국 여자프로골프협회(LPGA)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쥔 것이다.

양희영은 1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부론 골프 클럽에서 열린 LPGA 투어 시즌 최종전에서 왕좌에 올랐다. 양희영이 LPGA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2019년 2월 혼다 타일랜드 대회 이후 57개월 만이다.

스폰서가 없는 양희영은 화려한 기업 광고가 붙은 옷을 입은 다른 선수들과 달리 민무늬 옷을 착용하고 출전했다. 그는 대회 직후 간담회에서 “스폰서를 구하지 못했는데 모자는 비워두고 싶지 않아 미소 문양을 수놓았다”고 말했다. 양희영은 대회가 끝난 뒤 모자에 새겼던 미소 무늬를 골프공에 그려 우승컵과 함께 들어 보이기도 했다.

양희영을 4년 가까이 후원했던 우리금융은 닭 쫓던 개 신세가 됐다. 양희영은 2019년 혼다 타일랜드 대회 우승 당시에도 후원 기업이 없어 민무늬 옷을 입고 단상에 섰다. 우리금융은 기사로 이 소식을 접한 뒤 대회 직후 후원 계약을 맺었다가 지난해 말 만료 후 연장하지 않았다. 민무늬 옷을 입고 우승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이 딱해 스폰서로 나섰는데 다시 왕좌에 오르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계약을 종료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20일 “우리금융이 비용 절감에 나서며 최근 성적이 부진했던 양희영과 재계약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양희영과의 계약 해제가 스포츠 스폰서십 전략 변경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밝혔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10명 중 8명이 스폰서 없이 활동하는 남성 프로 골프 선수를 중점적으로 지원하기로 해 양희영과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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