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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갑상선암 키우면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도 못 막아”

[인터뷰] “갑상선암 키우면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도 못 막아” 기사의 사진
정광윤 고려대학교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쿠키 건강] 갑상선(샘)암 환자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한 갑상선암 발생률 보고자료에 따르면 지난 1973년 10만명당 3.6명에서 2002년 8.7명으로 2.4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흔히 발병하는 갑상선 유두암이 크게 증가해 10만명당 2.7명에서 7.7명으로 2.9배가 증가했다.

또 2009년 발표한 최근 보고에 의하면 1988년부터 2005년까지의 갑상선유두암과 여포암에 대해 분석한 결과 모든 크기의 갑상선암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단지 진단율이 증가한 것만으로 발생률이 증가했다고 설명하기에는 문제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갑상선암이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명이 가능하다. 먼저 방사선 노출이나 발암물질 증가 등 환경적 요인에 의해 갑상선암 발생이 실질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또 실제 암 발생은 증가하지 않았지만 초음파 진단기술이 발달하면서 작은 크기에서도 세침흡인검사를 적극적으로 시행해 암 발견율이 증가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결국 진단기술 발달과 검진율 증가와 함께 여러 환경적 요인에 의해 갑상선암 발생 자체가 증가했다는 설명이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점차 증가하고 있는 갑상선암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정광윤 고려대학교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를 만났다.

“갑상선암은 가능하면 작을 때 수술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의사마다 다소 견해 차이가 있긴 하지만 많이 진행됐을 경우에는 식도암수술보다 더 복잡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수술 후 예후도 매우 좋아 미뤄야 할 이유가 없죠. 어떤 병이든 병은 키워서는 안됩니다.”

정 교수는 병원보직인 진료부원장을 맡기 전만 해도 고대안암병원에서 몇 해나 수술건수 1위에 오를 만큼 이 분야에서 손꼽히는 명의다. 정 원장은 갑상선암 뿐 아니라 각종 암에 있어 조기수술의 중요성을 몇 번이나 강조했다.

정 교수는 이비인후과 의사들에게 갑상선질환을 교육하기 위해 이비인후과에서는 처음으로 지난1998년부터 매년 갑상선•부갑상선연수회를 개최, 전국 대학병원 스텝과 전공의 교육을 하고 있다.

또 2004년부터는 보다 규모를 키우면서 내실을 견고히 하고자 한양대학교와 연합해 고려-한양 갑상선워크숍을 개최하다가 2008년부터는 대한두경부외과학회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갑상선연수회라는 명칭으로 이비인후과 뿐 아니라 내분비내과, 영상의학과, 외과 의사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해 14년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정 원장에게 갑상선암에 대한 궁금증과 치료법에 대해 들었다.

- 갑상선은 무엇이며 어떤 일을 하는가?

갑상선은 인체의 가장 큰 내분비선으로 나비형 혹은 U자형이며 좌우 양엽과 이를 연결하는 협부로 구성돼 있다. 갑상선에서는 갑상선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조직의 성장과 성숙, 세포호흡, 총 에너지 소비, 비타민 등과 같은 필수물질의 조절에 영향을 미친다. 갑상선은 태아 발육, 산소소모, 열 생산, 심맥관계, 교감신경과 조혈기능, 내분비계, 근골격계 등에 작용한다.

- 갑상선암은 여성의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왜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가?

갑상선암은 남성에 비해 여성이 3배 이상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교적 덜 공격적인 분화갑상선암은 여성에게 흔한 반면 공격적 성향의 갑상선암은 남녀가 비슷하게 발생한다. 하지만 왜 여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하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음식과 환경적 요소는 남녀간 차이가 없어 발생률 차이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생각된다. 유력한 가설은 성호르몬에 의해 남녀간 차이가 발생한다는 가설인데 추후 분자유전학적 접근을 통해 근본원인을 밝혀야 할 것이다.

- 갑상선암에 걸리면 쉰 목소리가 난다고 한다. 그밖에 어떤 증상들이 있나?

갑상선기능 저하를 유발하는 하시모토갑상선염에 걸릴 경우 성대부종을 유발해 목소리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또 갑상선암이 후두되돌이신경 근처에 있는 경우 신경을 침범하거나 신경을 압박해 성대마비를 유발하기도 한다. 갑상선 결절이 매우 크거나 후두를 침범한 경우 혹이 성대의 움직임을 방해해 목소리 변화를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수술을 받은 후 목소리 변화가 나타나는 경우도 흔하다. 목소리가 거칠어지고 오래 말하기 힘들어지며 고음이 나오지 않는 등의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16~40% 정도의 환자에서 갑상선 수술 직후에 목소리 변화를 호소하며 2~20% 정도의 환자에서는 3개월 이상 목소리 변화를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 갑상선암은 어떤 질환인가?

갑상선암은 갑상선에 발생하는 암으로 호르몬을 분비하는 기관에서 발생하는 암 중 가장 흔하다.갑상선암은 분화성•수질성•역형성갑상선암으로 분류하며 분화성 갑상선암에는 갑상선유두암, 여포암 등이 있다. 분화성갑상선암이 85% 이상이며 이 중 갑상선유두암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갑상선암의 종류에 따라 치료 결과에 차이가 많아 갑상선유두암의 경우 10년 생존율이 95%지만 역형성갑상선암의 경우 5년 생존율이 5%에 불과하다. 대개 통증이 없는 갑상선결절로 발견되며 모든 나이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주로 40~50대에 많이 발생한다.

- 조직검사 결과 1cm 이하의 혹이 암으로 판명됐다면 수술해야 하나?

유두상갑상선암의 크기가 1cm 이하인 경우를 유두상갑상선미세암이라고 부르며 다른 갑상선암과 마찬가지로 갑상선 수술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갑상선 안에 국한돼 있으면서 1cm 이하의 암이 하나만 있을 경우 한쪽 갑상선만을 절제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나이가 45세 이상이거나 이전에 목 방사선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경우, 갑상선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갑상선을 모두 절제하는 것이 좋다.

- 갑상선암의 치료법은?

갑상선암에는 유두암, 여포암, 수질암, 역형성암이 있다. 이 중 유두암과 여포암은 갑상선분화암에 포함돼 있다. 갑상선분화암은 단일병소이고 크기가 1cm 미만으로 작으면서 갑상선 내에 국한돼 있고 주변 경부 림프절 전이가 없는 저위험군 환자에서는 갑상선엽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편에 갑상선결절이 있고 갑상선 주위나 다른 부위로의 전이가 있거나 경부에 방사선조사의 과거력이 있는 경우, 갑상선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환자의 나이가 45세 이상의 경우 재발이 흔해 갑상선전절제술 또는 갑상선근전절제술을 시행한다. 또 종양이 3기 이상이고 림프절 전이가 의심되는 경우는 중심림프절절제술을 같이 병행한다.

갑상선수질암 역시 진행된 국소침윤이 없고 림프절 전이가 없는 경우 갑상선전절제술과 중심림프절절제술은 시행한다. 미분화암인 갑상선역형성암은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고 거의 모든 환자가 사망에 이르게 된다.

- 평소 환자를 대하는 마음은?

암 환자는 몸도 아프지만 마음의 병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아 이 점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 환자를 처음 대할 때 밝고 진지한 마음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창연 의약전문기자 chy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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